[기자수첩] 대우조선해양, 큰 둑 무너트리는 개미굴 될까

기사입력 : 2017-04-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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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금융투자업계에 소리 없는 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견고한 줄 알았던 시스템에 문제가 드러났다. 하지만 해답은 없는 상황이다.

다음 달부터 거래정지 상태인 대우조선해양이 코스피 200 등 주요 지수에서 빠진다.

적잖은 자산운용사들은 인덱스를 조정해야 하지만 거래정지 상태라 조정은 불가능하다. 인덱스에 대우조선해양이 매입돼 있는 경우 거래정지가 해소될 때까지 지수 추적 오차(트래킹 에러)는 불가피하다. 자산운용업계는 금액 자체가 90억원 수준으로 적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규제의 허점이 드러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거래 정지된 종목을 지수 편입에서 제외하는 거래소의 조치에 따라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몇몇 회사를 제외하고 이를 추종하는 상품을 만든 자산운용사들에는 지수 추적 오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투자자 손실이 예정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대표 주가지수는 KRX 100이지만 금융투자업계도, 투자자들도, 해외에서도 코스피와 코스피 200을 대한민국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 200은 선물, 옵션에 상장지수펀드(ETF),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다양한 상품에 쓰인다.

이러한 대표 주가지수를 추종하는데 문제가 발견됐다. 시스템의 문제다. 작지만 시스템 문제가 발견됐고, 손실이 예정된 상품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인 한비자의 유로편에는 ‘천장지제 궤자의혈’(千丈之堤 潰自蟻穴)이라는 말이 나온다. 천장 높이의 둑도 개미구멍으로 인해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당장은 금액도 적고,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투자자는 앞으로 피해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그 전까지 구제책을 찾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제도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어렵게 쌓아 왔던 인덱스와 ETF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위해서다.

투자자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 신뢰를 한층 두텁게 할 금융당국과 업계의 현명한 판단이 시급해 보인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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