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달러당 108.71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오전 11시께 108.16엔까지 곤두박질치며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환율과 통화가치는 반대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전자산인 엔화 매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조만간 달러 대비 108엔 선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가 너무 강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18일(현지시간) 미·일 경제대화에서 달러 강세를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어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달러화 대비 주요 교역 상대국의 통화를 나타내는 명목실효환율을 보면 지난주 가장 많이 상승한 통화는 엔화였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며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이 해외 보유 자산 등을 정리하고 엔화를 매입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16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방한에 맞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며 북한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것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펜스 부통령 방한을 전후로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했던 만큼 크게 놀라지는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노무라증권은 “지금은 위험자산을 매입할 상황이 아니다”며 엔화 강세가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시사했다.
특히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케어 폐지’ 실패 등 대선 과정에서 주장하던 각종 공약이 무산되거나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지지율이 하락하자 북핵 압박·시리아 공습 등을 전면에 내세워 지지율 회복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성장을 위해 ‘강달러’ 견제 발언을 하고 있어 이번 미·일 경제대화에서 “일본이 의도적으로 통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새어나오고 있다.
한편 JP모건은 “미·일 경제대화 후 엔화환율은 107엔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다음 주에는 프랑스 대선 등이 예정돼 있어 안전자산 엔화에 투자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엔화환율은 달러당 108.31엔으로 전거래일 대비 0.33엔(0.30%)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