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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볼보 수입차 영업사원의 '무법 현장'…할당량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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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볼보 수입차 영업사원의 '무법 현장'…할당량이 문제

"수입차 유통구조 바꿔야"

소비자를 기만하는 수입차 영업사원의 판매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소비자를 기만하는 수입차 영업사원의 판매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 정모 씨는 최근 볼보의 최고급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올 뉴 XC90’을 구입했다가 속앓이를 했다. 그가 인수한 차량이 지난해 6월 생산돼 그동안 볼보 매장에 전시됐던 전시차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6년 4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생산된 올 뉴 XC90의 경우 에어컨 배수 호스의 장착 불량으로 리콜(시정조치) 명령까지 내린 터였다. 결국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보상을 받긴 했지만, 볼보에 대한 불신은 가득했다.

#. 지난달 한불모터스 서울지역의 한 매장에서 ‘푸조 308’을 구입한 김모 씨도 비슷한 경험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 생산된 지 10개월 된 재고 차량을 구입하면서다. 영업사원은 이 같은 사실을 판매 전에 고지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난 뒤에 재고차임을 알게 된 김 씨는 사실관계를 설명해 달라고 영업사원에게 요청했지만, 제조일과 수입돼 국내로 들어오는 입항일은 사전에 알지 못한다는 답변만 되돌아 왔다고 한다. 참다못해 해당 대리점과 본사 측에 항의해 봤지만 ‘문제될 게 없다’는 식이었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를 기만하는 수입차 딜러사들의 판매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수입차 회사들이 판매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한 탓이다. 영업사원들이 자신에게 떨어진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적 쌓기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볼보코리아와 한불모터스 등 군소 수입차 업체들은 수입차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판매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 등 독일차 업체들이 수입차 시장의 거의 70% 이상 점유하는 상황에서 일단 목표를 달성해야만 인적, 물적 등 본사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볼보코리아는 수입차 시장이 디젤 게이트 여파로 지난해 판매가 전년 대비 7.6% 감소한 상황에서도 올해 20% 이상 증가한 63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영업 인력은 그대로 인대 영업사원들이 늘어난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서는 무법이 난무하는 영업현장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명의로 신차를 구입한 후 이를 곧바로 중고차로 되파는 딜러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영업사원들은 최소한의 인센티브조차 보장받기 힘든 구조여서 수입, 판매를 이원화하는 현재의 자동차 유통 구조를 본사 차원의 통합 유통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 영업사원들의 소비자 기만 행위는 결국 복잡한 유통구조에서 자기 이익을 챙기려다보니 나올 수밖에 없다”며 “유통구조를 단순화하고 본사 차원의 통합형 판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원기 기자 000wonk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