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있는 신림동에 가면 당구장이 많다. 학생을 가르치는 고소득 과외선생이 많은 까닭이다. 이곳의 당구장 주인들은 세상 천지에 서울대생이 깔렸다고 생각한다. 매일 보는 것이 서울대생이기 때문이다.
다시 선거판으로 돌아가보자. 후보자들의 지지율이 요동친다. 후보자들의 정책이 바뀌었나? 무슨 큰 실수라도 저지른걸까? 그 정도의 일은 없었다. 개개인의 선호라면 벌어질 수 없는 일이다. 무엇 때문일까?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각 후보의 실체에 대한 평가가 아닌 내가 속한 집단에 목소리를 맞추려는 태도 때문이다. 바람막이 뒤에 숨어 집단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합집산이 시작되고 뒷거래가 시작된다. 상대편도 편을 짜서 스크럼을 짜고 세대결의 양상으로 치닫는다. 또 다시 선거벽보에 나붙어 있는 '당신의 소중한 한 표'가 사라지고 있다.
대선은 국민 모두의 지도자를 뽑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두 명의 진보 대통령과 두 명의 보수 대통령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무엇이 남았는가? 흉칙한 괴수의 몰골로 나자빠져 있는 세월호와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는 남북관계, 최고를 찍고 있는 청년실업률이 고스란히 우리 앞에 남겨졌다. 지금 또 다시 우리 편이 아닌 사람은 안된다는 편가르기가 세상을 압도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자유다. 신영복 선생은 자유(自有)를 자기의 이유라고 했다. 개인들의 이유가 모여 모두의 나라가 된다. 당신의 주관을존중하라. 한 눈금이라도 당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 사람을 선택하라. 당신이 눈을 감으면 세상은 사라지고 마니까. 그렇게 우리는 투표장으로 나서야 한다.
글·김시래 가톨릭관동대교수(정보경영학박사,생각의돌파력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