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주필이자 글로벌연구소장인 김대호 박사는 매일 오늘의 키워드를 선정 뉴스 해설을 한다.
방송 녹취요약=이해성 기자
첫 번째 키워드 : 주적 2라운드
24시간이 지난 지금 이 순간도 주적 논쟁이 SNS를 지배하고 있다. 자칫하면 이번 선거가 주적 논쟁에 모든 것이 파묻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1라운드는 유승민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주적이 누구냐고 물으면서 문제가 됐다. 안철수 후보는 주적에 말 못하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1·2위 후보간 주적 논쟁이 쟁점이 되면서 이번 선거에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어 다시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주적이라는 말은 1995년도 김영삼 정부때 북한의 피바다 발언, NPT 탈퇴에 자극받은 한국정부가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이라고 표기하게 된다. 2000년도 김대중 정부 때는 남북 정상회담을 하면서 남북관계에 부담을 느껴 2년간 국방백서를 발행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때는 위협이 되고 있다고 표현을 바꿨다. 2010년 이명박 정부때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표현했다. 주적이라는 말은 2000년도 이후로는 쓰지 않고 있다. 주적은 보수와 진보 간 북한 정권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문재인 후보 입장에서는 대통령이라면 국방부는 주적으로 밀어 붙여야 하고 통일부는 남북평화통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입장이 난처하다고 말한 것 같다. 국민들이 받아들이기에는 국군통수권자가 될 후보가 애매한 얘기를 어떻게 할 수 있냐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문재인 후보는 진보와 보수의 쟁점으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입장을 다시 한번 정리해 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외교학 용어에서 가장 중요한 말 중에 하나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말이 있다. 중국이 한때 전쟁을 하다가 가까워지기도 하고 일본도 마찬가지다. 북한도 헌법상 우리 한반도 부속 영토에 속하는 내부이기도 하지만 6·25전쟁을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런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을 진짜로 지지하느냐 또는 종북을 원하느냐가 문제이지 주적 논란은 말장난에 불가하다.
두 번째 키워드 : 연대
세 번째 키워드 : 자충수
바둑은 집을 많이 내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자충수는 자기 집을 자기가 채워 버리는 것으로 멍청한 전략을 자충수 전략이라고 한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하고 있는 일이 혹시 자충수가 아닐까 중국은 스스로 자성해봐야 한다. 중국이 20일 한국 외교부의 요청에 답을 냈다. 한국 외교부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한국을 속국이라고 얘기했다는데 진실이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중국은 “우리는 잘 모르겠다. 한국은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다. 우리는 걱정이 돼서 물어본 게 아니라 분노하고 분개해서 물어본 것이다. 3년 전 세월호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중국은 한국 사드 보복으로 일각에서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수도 있다. 20일 통계에서 중국을 향한 외국인 투자에서 한국의 중국 투자가 대폭 줄었다는 수치가 나왔다. 중국은 보복을 했지만 한국은 중국의 보복이 무서워서 투자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외국인 투자가 줄고 있다. 중국은 한국보다 더 큰 나라일 수 있다. 한국은 무역에 있어서 최강대국 중 하나다. 한국은 중국과 일체 무역을 하지 않던 비수교 상태에서 한강의 기적, 경제대국의 신화를 달성했다. 중국과 국교수교를 한 것은 1992년부터이다. 그 이전에 한국은 한강의 신화를 이뤘다. 중국은 소탐대실하는 것이 아닌가? 중국 일각에서도 한국을 사드 보복으로 잃는 것이 아닌가라는 시각이 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네 번째 키워드 : 베니스 상인
베니스에서 고리대금업자가 후회할 소식이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 베니스상인에서 고리대금업자가 돈을 빌려주면서 고객들을 악독하게 착취한다. ‘안토니오의 살’은 1파운드를 빌려주면서 돈을 갚지 않으면 1파운드씩 살을 제거하겠다는 유명한 인신을 담보로 한 고리대금업이었다. 현명한 판사가 살을 베어가는 것은 계약이니까 좋지만 피를 내지 말고 살을 베어가라고 했다. 우리나라 은행 1사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이익을 보고 있다. 은행이 장사를 잘 해서 이익이 난다면 경제 활력을 줄 수 있으므로 바람직할 수 있다. 내막을 들여다보면 베니스 상인에서처럼 이자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가계 부채 1344조를 줄이려고 긴축을 하고 있는데 그 틈을 타서 이자를 올린 것이다. 예금 이자는 그대로 둔 채 대출 이자를 높여 고객들의 살점을 떼어내고 있다. 은행만 살기 위해서 국민들, 나라 경제를 죽이는 것일 수 있다. 베니스의 상인 못지않은 폐해가 우려된다. 때마침 금융감독위원회에서는 1344조 가계 부채 해소책의 하나로 갑작스러운 실직과 병에 걸리면 3년간 유예해준다고 밝혔다. 보다 근본적으로 가계부채 문제도 역시 시장의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섯 번째 키워드 : 파리의 인민복
프랑스에 테러소식과 함께 총선소식이 더해졌다. 이번 주말에 파리에서 프랑스의 운명, 세계 경제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프랑스 대선이 치러진다. 프렉시트에서 탈출하자는 후보가 2명인데 그 후보가 집권할 경우 유럽이 무너질 수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를 했지만 강력한 유럽연합의 회원국이 아니었다. 유로 통화존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프랑스는 유럽연합 28개국이 뭉쳐질 수 있게 주도한 나라다. 주도국 프랑스·독일 중 한 나라가 떨어져 나가면 유럽 연합은 와해될 것이고 정치 금융 시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 4명의 후보가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2차 결선 제도를 한다. 1차에서 과반수가 없을 경우 2차 본선을 치른다. 1차 투표에서 극우후보인 르펜과 극좌후보인 멜랑숑이 1·2등을 하게 될 경우 프렉시트가 기정사실화 된다. 5월 7일 2차 대선까지 가지 않아도 이번 주말에 유럽 금융 시장의 대폭락 사태를 맞을 수 있다. 현재 멜랑숑이 조금 지지율을 앞서고 있다. 워낙 지지율 격차가 없기 때문에 예단할 수 없다. 멜랑숑은 중국 인민복을 입고 다니며 중국 사회주의를 동경하고 있다. 원래 중국 공산당이 프랑스에서 만들어졌다. 중국의 흑묘백묘론을 주창한 덩샤오핑은 프랑스 유학 중 공산당 사상을 받아 들였다. 이미 죽은 막스와 레닌이 프랑스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다. 프랑스 정부가 극좌파 정부로 갔을 때 유럽발 쇼크는 일파만파 커질 수 있다.
이해성 기자 victorlee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