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인수전②] “도시바 꼼짝 마” 웨스턴디지털, 도시바에 큰소리… 어째서?

WD, 2016년 샌디스크 인수로 도시바와 샌디스크 계약도 승계 주장
“상대방 합의 없이 합작 기업 주식 매각 불인정”

기사입력 : 2017-04-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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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부터 도시바와 함께 반도체 주력공장인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상대방의 합의 없이 합작 기업 주식 매각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합작 기업 계약 조항을 이유로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반기를 들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도시바(東芝)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놓고 10여개 1차입찰 기업 중 하나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독점협상권을 요구하는 등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어째서 도시바의 자회사 매각에 큰 소리를 내고 있는 걸까. 도시바가 자회사를 매각하면서 외국 기업의 눈치를 보는 이유는 웨스턴디지털의 뜻을 무시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2000년부터 도시바의 반도체 주력공장 욧카이치(四日市) 공장을 공동 운영하며 플래시 메모리 칩을 생산하고 있다.

욧카이치 공장은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이 삼성전자 대항마로 설립한 합작 기업이 운영하는데 양사가 총 3조 엔(31조2030억원) 이상의 자금을 출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토지·건물은 도시바가 구입했지만 반도체 제조장치는 양사가 절반씩 부담하기로 하면서 웨스턴디지털은 그간 1조4000억 엔(약 14조5589억원)을 투자했다.

2016년 5월 웨스턴디지털이 170억 달러(약 19조3100억원)에 인수한 샌디스크를 포함해 양사는 17년간 주력공장을 공동 운영하며 생산기술 정보를 공유해온 만큼 관계가 돈독하다.

문제는 합작 기업 계약서에 “상대방의 합의 없이 합작 기업 주식 매각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이다.

이 계약이 체결될 당시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의 파트너가 아니었지만 SSD 시장 진출을 위해 도시바와 제휴 관계에 있던 샌디스크를 인수하며 양사의 계약을 그대로 넘겨받았다.

지난달 29일 도시바메모리 1차입찰이 마감됐지만 웨스턴디지털은 처음부터 계약 조항을 들이대지 않고 입찰에 응했다.

하지만 브로드컴·폭스콘(홍하이정밀그룹)·SK하이닉스·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는데다 폭스콘이 3조 엔(약 31조1115억원)이라는 높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며 입찰 경쟁에서 뒤처지자 뒤늦게 ‘독점협상권’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 관계자를 인용해 “(웨스턴디지털이 주장하는 계약 조항은) 샌디스크와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맺은 것”이라며 “벤처기업 느낌의 샌디스크에서 웨스턴디지털이라는 대기업으로 합작 대상이 바뀌면서 도시바의 경계감이 높아진 것도 양사가 충돌하는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일본 내에서도 SSD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거액의 인수자금을 쏟아 부은 웨스턴디지털이 쉽게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가 일면서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과의 타협점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양사가 17년간 주력공장을 공동 운영하며 생산기술 정보를 공유하고 공존·공영 관계를 맺어 왔다면서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은 이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가 2015년 말 무리한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7125억 엔(약 7조3866억원)이라는 거액의 원전손실을 떠안게 된 도시바의 경영 재건은 웨스턴디지털을 얼마만큼 설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 이동화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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