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김대훈기자] 한겨레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문제다!

기사입력 : 2017-04-24 14:23 (최종수정 2017-04-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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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훈 기자]
최근 한겨레기자 간 술자리 다툼에서 선배기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피의자인 A 기자는 수습기자 시절 같은 경찰서를 취재했던 터라 필자의 놀라움은 더 컸다.

매일 새벽 경찰서에서 취재 경쟁을 벌이면서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던 A기자의 모습이 19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선명하다. 그래서 개인적 안타까움은 더 크다.

하지만 폭행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가 없다.

언론사의 특성상 선후배 간 치열한 토론이 벌어진다. 토론을 하면서 접점을 찾으면 다행이지만 후배들 대다수는 선배의 의견을 따르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관례다.

문제는 항상 술자리에서 일어난다. 필자가 다녔던 언론사에서도 늘 술자리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술자리에서 선배가 후배를 폭행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맞을 만한 일을 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대부분 “싸가지가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던 것 같다. 억울했고 분했지만 참았다. 지금 생각하면 멍청하게도 그러려니 했다.

폭행에 대한 확실한 징계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상하리만큼 언론사에서 일어나는 술자리 폭행에 대해서는 관대(?)했다. 특히 선배가 후배를 때렸을 경우가 더 그랬다. “술자리에서 일어난 일인데… ”하며 얼버무리기 일쑤였다.

언어적 폭력도 심했다. 선배가 후배에게 욕설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위계질서를 매우 중요시 여기는 것이 언론사 분위기다. 지금은 그래도 민주적이라고 하지만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선후배 간 서열은 엄청 중요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가장 민주적일 것 같은 언론사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필자도 선배에게 구타당한 적이 있다. 말도 안되는 이유로 말이다. 아직도 그 기억은 잊히l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진다.

언론사 내에서 일어나는 선후배 기자 간 폭행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 2월달엔 모 경제지 선배 기자가 후배 기자를 폭행해 문제가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모 통신사 선배 기자가 후배 기자를 폭행했고 결국 후배 기자가 회사를 떠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 결국 선배 기자가 사임하고 후배 기자가 복직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이렇게 언론사 기자 간 폭행에 대해 글을 쓰는 이유는 먼저 자신을 돌아보자는 마음에서다. 기자라는 직업은 천성적으로 비판하는 직업이다. 남들을 비판 하려면 먼저 내부에 대한 성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언론사들이 타인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20년 가까이 기자 생활을 해오고 있지만 단언컨대 아직 대한민국 언론사의 민주주의는 멀고도 멀었다.

한겨레기자 간 폭행이 어찌됐든 한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다. 어떤 이유로든 폭행은 정당화될 수 없다.

이번 일을 단순히 개인 기자들 간의 문제로 보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한겨레는 자사 폭행 문제를 덮으려고만 했다. 치부를 들키고 싶진 않은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한겨레가 해서는 안될 일을 했다. 깊이 고민하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언론사 내 폭행뿐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기업이나 조직에서 뿌리 깊이 박힌 위계질서 중시 문화가 이번 기회를 통해 변화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입사 동기인 A 기자를 생각하면 너무나 안타깝다. 그의 훌륭한 기자정신을 알기 때문이다. 숨진 B 기자 선배에게 삼가 명복을 빈다.

김대훈 기자 bigfire28@g-enews.com 김대훈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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