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도쿄에 앞서 개장한 오세아니아 외환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에 매수세를 보였던 엔화가 팔리며 엔화가치는 달러나 유로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
24일 오후 4시 30분 현재 엔화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3엔(0.94%) 오른 달러당 110.12엔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안정세를 찾은 안도감보다 최근 국제회의에서 미국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는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선언문이 채택됐고 지난 22일 국제통화기금(IMF)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후에도 “우리는 무역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과도한 글로벌 불균형을 축소하기 위해 공조할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선언문이 채택됐기 때문이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 겸 IMF 정책의장은 “보호주의라는 단어가 모호해서 이번에는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대해 저항하겠다’는 표현을 뺏다”고 설명했지만 석연치 않다.
다이와증권 관계자는 “자신에게 불리한 표현을 지울 만큼 미국의 힘이 강력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며 “환율을 빌미로 삼아 보호주의를 밀어붙이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1985년 달러 강세 시정을 위해 미국이 조치한 ‘플라자합의’로 달러는 약세를 보였지만 엔화는 초강세를 이어가며 결국 일본의 장기 침체로 이어져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유로화 가치는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 거래일 대비 1.8% 상승한 1.0920달러를 기록했다. 엔화 대비로도 2.7% 상승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초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후보와 극좌 성향 좌파당 장뤼크 멜랑숑의 극우·극좌 결선 진출이 예상되며 시장의 경계감이 극에 달했다”며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유로 매입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