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모하비’의 1인 독주 체제였던 대형 SUV 시장에 쌍용차가 경쟁사보다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공세에 나서면서 치열한 판매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가격은 3350만~4510만원으로 경쟁차인 기아차 모하비(4110만~4915만원)보다 최고 700만원 이상 낮게 책정됐다. 전장과 휠베이스는 모하비가 길고 전폭은 G4 렉스턴이 넓다. 중량도 G4 렉스턴이 100kg 이상 적게 나가지만, 출력과 엔진토크는 모하비가 우위에 있다.
쌍용차는 가성비를 앞세워 올해 G4 렉스턴을 국내에서만 2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구형 모델인 렉스턴W가 지난해 5260대가 판매된 것을 고려하면 4배 이상 판매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만5059대가 팔린 모하비보다도 많은 판매 목표다. 쌍용차는 올 하반기에는 G4 렉스턴의 7인승 모델도 출시한다.
가성비 부분은 개발단계부터 고려된 것으로, 쌍용차는 경쟁사보다 출력이 떨어지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쌍용차 신영식 마케팅본부장은 “엔진 출력을 위해 V6급 엔진을 고려했으나 가성비 높은 프리미엄 SUV 개발이 목적이었다”며 “배기량을 키우면 차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가성비를 앞세운 쌍용차의 전략을 놓고 업계에서는 ‘신의 한 수’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기아차 모하비와 이보다 한 단계 아랫급인 쏘렌토(2785만~3590만원)의 빈 곳을 정확히 노렸다는 것.
제품 만족도는 이제 막 출시된 시점이라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모하비 수준의 상품성을 원하면서 가격 측면에서 부담스러워 하는 고객들이 G4 렉스턴을 적극 고려할 것으로 분석된다. 3500여대에 달하는 사전계약 건수가 이를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G4 렉스턴의 가격을 살펴보면 쌍용차가 고심을 거듭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며 “모하비보다 출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뛰어난 가성비가 그 부분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