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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계획 백지화...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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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계획 백지화...배경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바 없어"… 주가 불안 요인 등도 작용

삼성전자가 27일 이사회를 열어 그동안 논의돼 오던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백지화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7일 이사회를 열어 그동안 논의돼 오던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백지화했다. 사진=삼성전자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삼성전자가 27일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주사 전환 검토를 일시 중단하거나 잠정 중단이 아니라 앞으로도 전환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전반적으로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향후 지주회사 전환을 다시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서는 향후에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순환출자는 여러 계열사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과 시점을 찾아 전부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논의가 급부상한 것은 지난해 10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할 것을 제안하면서부터다.

삼성전자는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1월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외부전문가들과 전략, 운영, 재무, 법률, 세제, 회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검토해 왔다”면서 “하지만 회사가 사업 구조적 측면의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추가적인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어 그동안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정기주총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힌 데 이어 삼성전자가 이번에 지주사 전환 백지화 방침을 확인했다.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 포기 이유에 대해 “실익이 없고, 리스크는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 전환 시 전반적인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으며 경영 역량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사업구조는 스마트폰, TV 등 세트 사업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를 통해 경기가 하락해도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기술과 설비에 대한 과감한 선제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지주사 전환을 결정한다고 금방 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이사회 결의 후 완료 시까지 5개월에서 1년까지 소요된다”며 “법 개정은 그 기간 내 언제든 시행 가능한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문제들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말로 이 같은 결정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 등이 필요하지만 계열회사 보유 지분 정리는 각 회사의 이사회와 주주들의 동의가 필수여서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

특히 삼성은 “금산법과 보험업법 규정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경우 현재 금융 계열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량을 매각해야 할 필요성도 있어 삼성전자 주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