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양포유류 보호법은 해양포유류의 의외의 표착과 떼죽음이 발생하고, 즉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을 '이상 죽음 사건'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향유고래에 대해서는 2003년과 2005년, 2006년에도 이상 죽음 사건이 선언된 바 있는데, 당시에도 모두 원인은 특정되지 못했다.
NOAA가 지난해 죽은 고래 41마리 중 20마리에 대해 조사한 결과, 그 중 10마리의 몸에서 선박에 충돌한 것으로 보이는 흉터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NOAA 전문가들은 선박의 교통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오히려 떼죽음의 원인이 먹이 포식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고래가 먹이를 쫓아 특정 장소에 밀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고래가 선박의 항해 루트에 접근해 충돌한 원인에는 여러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굳이 다각적인 방법을 회피하고, 이미 한쪽 방향으로 의지를 굳혀 조사를 진행하는 것에 왠지 모를 의문이 남는다. 과거 고래의 떼죽음을 조사할 때면, 전 세계 심해를 누리는 미국의 잠수함이 매번 용의 선상에 올랐는데, 그때마다 원인은 풀 수 없는 과제로 남았다.
미국에서 1991년에 제도가 생긴 이래 다양한 포유류에 대한 이상 죽음 사건이 선언 된 횟수는 63회에 이른다. 향유고래는 최근 '멸종위기종'의 지정이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해양포유류 보호법에 따라 보호되고 있는 어종으로, 이번 떼죽음의 원인은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심도있게 풀어보는 것이 옳을 것으로 판단된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