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2년여간 대형 빅딜을 차례로 성사시켰다.
이 부회장의 사업스타일은 ‘실용주의’란 단어로 집약된다. 그는 잘되는 사업에 집중하자는 ‘핵심사업 집중전략’을 본격화해 방산 계열사를 한화에 매각했고, 분할된 프린팅사업부를 올해 하반기께 HP에 넘긴다.
삼성전자는 ▲2015년 26조4100억원 ▲2016년 29조2410억원 등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아울러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분기별 실적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부문은 사상 처음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삼성전자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27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은 50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9조9000억원이다. 이 부회장의 그간의 전략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확실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표면상 이 부회장의 공백에도 순항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최근의 호실적은 과거부터 다져진 ‘텃밭’에서 수확한 것.
최근 2년여간 15개의 인수합병 등을 진행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온 삼성은 올해 관련소식을 단 1건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오너공백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이어 “빅딜과 같은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반드시 온다”며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삼성의 쾌속진격은 올해 안에 막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