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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구속 70여일… 멈춰선 삼성의 미래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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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구속 70여일… 멈춰선 삼성의 미래 시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9번째 공판이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사진=유호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9번째 공판이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사진=유호승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지 70여일이 지났다. 그는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 2월 17일부터 서울구치소에 머물며 재판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의 ‘미래 시계’는 완전히 멈춰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2년여간 대형 빅딜을 차례로 성사시켰다.
이 기간 이 부회장이 주도해 사들인 업체는 총 15개다. 특히 미국의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국내기업 사상 최대규모인 80억 달러(약 9조3800억원)에 인수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 부회장의 사업스타일은 ‘실용주의’란 단어로 집약된다. 그는 잘되는 사업에 집중하자는 ‘핵심사업 집중전략’을 본격화해 방산 계열사를 한화에 매각했고, 분할된 프린팅사업부를 올해 하반기께 HP에 넘긴다.

삼성전자는 ▲2015년 26조4100억원 ▲2016년 29조2410억원 등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아울러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분기별 실적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부문은 사상 처음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삼성전자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27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은 50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9조9000억원이다. 이 부회장의 그간의 전략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확실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표면상 이 부회장의 공백에도 순항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최근의 호실적은 과거부터 다져진 ‘텃밭’에서 수확한 것.

최근 2년여간 15개의 인수합병 등을 진행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온 삼성은 올해 관련소식을 단 1건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오너공백이 현실화 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살아가는 존재”라며 “삼성전자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와 갤럭시S8 시리즈 대박을 터뜨렸지만 이는 예전부터 진행돼 왔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빅딜과 같은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반드시 온다”며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삼성의 쾌속진격은 올해 안에 막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