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약은 없어요" 병원 근처 약국 가는 이유

기사입력 : 2017-05-13 00:00 (최종수정 2017-05-1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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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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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을 내준 병원 근처 약국을 가야하는 이유는 담합보다 약의 특이성이 더 유력하다

3년차 직장인 L모씨는 서울 모처 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밤새 불편한 느낌에 병원이 문 열자마자 진료를 받은 터라 주변에 문을 연 약국이 없었다. 병원과 집까지의 거리는 약 40분거리. 집 근처에서 약을 조제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동네로 향했다. 하지만 동네에 문을 연 약 7곳의 약국에서 모두 퇴짜를 받았다. “이 약은 없는데”, “약이 없어요” 반복되는 약사의 말에 “그럼 어디 가야 구할 수 있어요?”라고 되묻고 말았다. 약사는 “이 병원 근처로 가세요”라고 조언했다. 결국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40여분을 돌아가 약을 조제 받을 수 있었다. 처방전만 있으면 어느 약국에서나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깨지는 순간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모두들 ‘담합’을 먼저 떠올린다. 해당 병원과 약국이 모종의 거래를 했을 것이라는 의심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처방전을 내준 병원 근처 약국을 가야하는 이유는 담합보다 약의 특이성이 더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약국이 모든 종류의 약을 들여놓을 수 없기 때문에 정말 약이 없을 수 있다”며 “하지만 꼭 약이 없다기 보다는 주치의의 처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약사가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치의는 약의 성분 뿐 아니라 용량, 복용법 등을 모두 고려해 처방을 내리는데, 이 때 주치의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의약품이 처방되면 위험하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에 의약분업제도가 실시된 이후 가장 많이 지적돼온 우려이기도 했다. 약사가 복약 지도를 하면서 주치의의 처방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체 의약품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추천되는 방법은 아니다. 환자의 상태와 특성에 따라 처방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불법거래의 의혹을 모두 해소하긴 힘들다. 의약품의 종류나 성분 뿐만 아니라 제형, 용량 등 많은 부분을 의도적으로 조금씩 변형, 다른 약국에서 보면 처방 내용을 알아보기 힘들게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병원과 약국, 의사와 약사라는 특수한 산업 분야에서 이뤄지는 일이다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냥 믿고 약을 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의료업계와 소비자가 모두 안심하고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 임소현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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