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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워치(32)] 중국 '국가공무원=황금 밥그릇=유령공무원' 강인한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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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워치(32)] 중국 '국가공무원=황금 밥그릇=유령공무원' 강인한 생명력

적성에 맞지 않는 선택…능력 발휘 힘들어
무능력자로 낙인찍혀도 해고되지 않아

중국 국가공무원은 어마어마한 경쟁률로 인해 어떠한 고난과 역경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사진은 2016년 11만명 인파가 몰린 후베이(湖北) 공무원 고사장. 자료=인자부. mohrss.gov.cn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국가공무원은 어마어마한 경쟁률로 인해 어떠한 고난과 역경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사진은 2016년 11만명 인파가 몰린 후베이(湖北) 공무원 고사장. 자료=인자부. mohrss.gov.cn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2017년도 중국국가공무원시험 '궈카오(国考)'의 서류심사를 통과한 응시등록자 수는 지난해보다 9만1700명(6.58%) 늘어난 148만6300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이 전 세계에서 공무원이 되기 위한 경쟁이 가장 치열한 국가 중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지표다.

공무원을 향한 중국인들의 집착은 매우 강하다. 학교 문을 막 나선 대학 졸업생뿐만 아니라 사업이나 직장에서 성공한 사람들도 공무원 시험 대열에 응시함에 따라 해마다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국가공무원은 '황금 밥그릇'으로 불릴 만큼 인기절정의 직업이며, 심지어 공무원이라면 무조건 결혼을 허락하는 부모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가공무원 고시장 앞은 항상 고급 승용차들이 줄지어 서기도 한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어렵게 공무원이 된 이들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직한 직업관보다는 "권력을 갖겠다" "부자가 되겠다"는 등 지나치게 목표 지향적인 근무를 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다.

또한 어마어마한 경쟁률은 '황금 밥그릇'을 더욱더 크고 단단하게 만들어 어떠한 고난과 역경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도 가지게 되었다. 조직생활과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능력자로 낙인찍히더라도 쉽사리 해고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공무원 해고율은 0.05%에 불과하다. 중국인들이 무한 경쟁률에 도전하며 공무원에 목을 매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러한 악습이 있으나 마나한 '유령공무원'을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높은 경쟁률을 이겨낸 공무원들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인재임에는 틀림없지만 '황금 밥그릇'만을 노리고 공무원이 된 이들 중 상당수는 적성에 맞지 않는 선택으로 능력 발휘가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05년에 도입된 공무원 법률에 "공무원은 해고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명확한 답변이 제시되어 있다. 공무원법 제83조 규정에 의하면 "연간 능력평가에서 2년 연속 누락되면 모든 업무배치에서 제외된다"라고 명시되어있다. 하지만 무능력하고 부정한 많은 수의 유령공무원은 버젓이 살아남아 근무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무능력하고 부정한 공무원들이 해고당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존재한다. 일부 심각한 오류가 있어 처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쟁률을 이겨낸 인재라는 점과 인간적인 측면을 고려해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20년 전부터 공무원 체계 설립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사회주의 관료제 유산을 계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인해 개혁에 대한 성과는 미약했다. 공무원 제도 개선을 위한 법률을 강화하고, 성과주의 관료제에서 탈피하여 효과적인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