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예술적 기질…퓨전연주로 국악대중화 앞장

[한류예비스타(28)] 현소연 해금연주자(런갯마당 단원)

기사입력 : 2017-05-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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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소연의 해금독주회.

속초에 이는 바람은 운무(雲霧)를 몰고 온다. 바위산이 버티고 바다가 울타리를 쳐, 마음의 평정을 얻지 못하면 무너지기 쉬운 곳이다. 바람이 스치면 푸르디푸른 산들의 농염한 자태가 이야기를 걸어올 듯하고, 옅은 파도도 거품으로 사연을 쏟아낼 듯하다. 강릉에는 신사임당의 생가 오죽헌(烏竹軒)이 곁에 있다. 그 수수하고 강렬한 이미지가 현소연(玄昭延)을 유인했을 법하다. 타고난 예술적 기질로 원행을 감수했고, 바쁜 일상은 그녀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 올린다.

현소연은 아버지 현승일과 어머니 이선희의 1남 1녀 중 동생으로 1986년 11월 서울에서 출생했다. 그녀는 음악애호가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쉽게 접하고, 피아노를 기본으로 첼로와 플루트를 배우고 연주하면서 성장했다. 중학교 때 어머니의 권유로 해금을 시작하여 국립전통예고, 수원대 국악과를 거쳐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원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지금까지 해금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중학교 때 어머니 권유로 시작
숙대 전통예술원에서 '담금질'
사회적 기업 '런갯마당'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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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소연 해금독주회.

해금은 대나무 밑뿌리를 울림통으로 쓰고 오동나무로 한쪽 면을 막고 두 줄을 이어 오죽 활대와 말총 활시위에 송진을 칠해 유현과 중현 사이를 마찰하면서 소리를 낸다. 연주자는 바닥에 앉아 오른발을 왼쪽 무릎 위에 올리고 그 위에 해금을 놓고 왼손으로 줄을 짚고, 오른손으로는 활대를 쥐고 연주한다. 줄 잡는 위치와 당기는 강약으로 음높이를 조절한다. 줄을 가볍게 짚거나(경안), 눌러 짚었다가(역안) 요즘은 자유 연주법으로 해금산조 연주도 가능하게 되었다.

해금연주그룹 ‘활’ 동인, 세종국악심포니오케스트라 해금 수석을 지냈고, 런갯마당 단원인 그녀의 스승들은 홍옥미 성의신(KBS관현악단) 강은일(해금플러스, 단국대 국악과 교수)을 들 수 있다. 숙명여대 전통예술원에서 소연은 더욱 더 담금질을 하게 된다. 그녀는 관현합주•관악합주•삼현육각 등의 궁중음악에 널리 쓰이다가, 요즈음 시나위•산조•무속음악•민요•춤음악에도 긴요하며 음역이 넓고 이조가 쉬운 해금이 정확한 음감을 요하는 까다로운 악기임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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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소연 해금독주회.

대학원에 다니면서도 소연은 ‘활’의 단체 활동으로 서울•경기지역에서 재능 나눔 봉사를 여러 차례 해왔고, 자신의 기량을 대중들에게 선사하는 공연활동에 보다 흥미와 보람을 느끼게 되었고, 적성에도 맞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지금까지 음악활동과 음악 교육활동에 관여하는 소연의 든든한 후원자다. 방송국 PD인 작곡 전공의 오빠도 오랫동안 소연에게 뮤지션으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과 덕목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소연은 서울 북촌창우극장의 신진 국악실험무대 천차만별(2010)에 입상하여 국악과 해금, 해금앙상블을 알렸다. 단체가 결성되었고 매년 정기공연도 해오고 있다. 북촌창우극장의 창우락 프로젝트 상설공연(2012)에도 참가했다. 한국문화의집 KOUS에서 ‘해금, 봄을 느끼다’(2013)라는 독주회를 가진 뒤 세종국악심포니오케스트라에 입단하여 해금수석단원으로서 많은 협연을 했다. 소연에게 관현악단에서의 앙상블 조성과 협연은 자신을 성장시키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소연은 지금까지 규모와 상관없이 수많은 공연들을 해왔지만, 좀 더 해금에 대한 기량을 펼치고자 사회적기업인 유한회사 런갯마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연주자들과 함께 고민하며 전통국악은 물론 실내악과 퓨전국악으로 국악의 대중화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면서 자신감을 축적해오고 있다. 소연은 지금껏 자신이 쌓아온 작지만 값진 경험들을 더 소중하게 쓰임 받고, 더 많은 미지의 것에 도전하고 열심히 배우면서 자신을 다듬어 가고 있다.

예술단체와 연계공연 활성화
국내외 더 많은 연주기회 통해
"국악 낯설다" 인식 탈피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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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물왕예술제에 출연한 현소연.

‘활’을 창단한 해금플러스의 강은일, 정가악회의 이승희 윤주희, 소우주앙상블의 윤주희, 대학원 친구 김세희 정연주는 ‘활’의 세 번째 정기연주회 ‘활의 노래’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공연했다. 프로그램 사이에 연주자들 기억에 남는 말 한 구절 낭송에서 소연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구절을 읊었다. ‘한 여자가 언어를 통해 우리의 시적 기억에 아로새겨지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는 것이다.’ 그때의 영상은 아쉬웠던 기억의 젊은 시절을 떠올린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연주 인상을 뒤로하고, 소연은 한 달 동안 임형택 연출의 ‘꽃상여’에 해금 세션으로 참여하여 배우들의 움직임에 감정을 집어넣는 작업을 하면서 연극의 매력에 빠진 적도 있다. 그녀는 아스토(Astor Piazzolla)의 재즈와 핫한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의 음악도 좋아한다. 커다란 콘트라베이스 위에서 빠르고 유연한 활의 보잉(운궁법‧활을 다루는 방법)이 그녀를 감동시킨다. 그녀는 전통에만 머물지 않고, 여러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고 퓨전으로 다가가는 연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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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소연 해금연주자

‘활’ 동인 시절에 오전 8시의 연습과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연습에 몸과 마음이 지쳐가던 때도 있었다. 스파르타식 연습에 처음에는 열 명이었던 멤버가 하나 둘 씩 ‘활’을 그만두게 되고 일곱 명에서 또 다섯 명으로 줄어들 때에도 잘 견디어냈다. 마음의 여유조차 없던 그때 강은일 교수는 좋은 연주자라면서 늘 격려를 해주었다. 소연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해금. 관객과 소통하는 다양한 공연으로 국악의 대중화에 노력하고자 한다.

현소연, 여건이 열악한 문화예술 환경의 속초에서 해금의 활성화를 꿈꾸는 해금연주자다. 전국 문화예술단체들과의 연계공연으로 지방단체의 공연들이 활성화 되어서 국내외에 많은 연주 기회가 만들어지길 바라고, 해금과 비슷한 동서양 악기들과의 교류와 대중들이 해금에 대해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되고, ‘국악이 낯설다’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 미래의 한류스타다. 바람 부는 날에도 꽃은 핀다. 장도에 영광이 있기를 바란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장석용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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