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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100일… 대규모 인수합병·사장단 인사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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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100일… 대규모 인수합병·사장단 인사 ‘하세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독방(독거실) 구조.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독방(독거실) 구조.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지 100일이 지났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 2월 17일부터 서울구치소에 머물며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의 공백은 삼성 측에 대규모 인수합병과 사장단 인사 무기한 연기라는 악재를 가져왔다. 오너 공백이 현실화된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구속되기 전까지 대형 빅딜을 차례로 성사시켰다.

이 기간 이 부회장의 주도로 삼성전자가 인수한 기업은 총 15개다. 특히 지난해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국내기업 사상 최대규모인 80억 달러(약 9조4000억원)에 인수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공격적 인수합병 시계’는 이 부회장의 부재 등으로 완전히 멈춘 상태다. 최근 M&A 재개를 암시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삼성 측은 여러 이슈와 적절한 M&A 대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장단 인사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12일 이틀에 걸쳐 부사장 이하 임원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사장단 인사는 여전히 단행되지 못했다.

삼성이 2000년대 이후 사장단 인사를 미룬 것은 2007년 10월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된 특검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삼성은 매년 1월에 실시하던 사장단 인사를 4개월 후인 2008년 5월 14일에 실시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사장단 인사는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2월 콘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했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고위 임원들의 퇴사로 ‘공석’이 상당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사장급 이상 고위임원을 약 25명에 맞춘다. 지난해 12월 기준 삼성전자 사장 이상 고위임원은 26명, 2015년에는 24명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이달 중 사장단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의 절반 가량이 지나 승진시기가 너무 늦어졌다는 점과 사장 승진 대상자인 부사장급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삼성 측에 조금씩 경영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갤럭시S8의 성공 등으로 삼성전자의 순항이 계속되고 있지만 오너 공백이 장기화 될수록 현재 흐름이 멈출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