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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우리은행지분 투자는 대박…시너지는 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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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우리은행지분 투자는 대박…시너지는 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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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주요 증권사들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눈에 띄는 점은 우리은행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배당이익이 발생하며 어닝서프라이즈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키움증권의 경우 투자에서 큰 이익을 거뒀으나 인수 이후 우리은행과 시너지는 크지 않아 지분인수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 배당+주가상승으로 지분보유 증권사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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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위원회

우리은행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보유지분에서 대규모 배당이익이 발생하며 어닝서프라이즈에 힘을 보태고 있어서다.

한국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 1분기 순이익(연결기준) 13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4.4% 늘어난 수준이다. 순익으로 따지면 1분기 실적공시 증권사 중 가장 많다. 이에 따라 1분기 순이익과 자기자본을 연환산해 산출한 자기자본이익률(ROE)는 12.6%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보다 뒤지지만 키움증권도 무난한 1분기 성적표를 냈다. 1분기 순이익은 60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1% 늘며 시장컨센서스를 웃돌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한 이들 증권사의 공통점은 우리은행 보유지분에서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은 지난해 11월 우리은행 지분 30% 매각관련 본입찰에서 우리은행 지분 4%(약 주식 2704만주)를 낙찰받았다. 운용사론 유진자산운용(4%), 미래에셋자산운용(3.7%) 등이 낙찰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한국투자, 키움증권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며 과점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 물량은 최근 금싸라기 지분으로 변하고 있다. 배당은 물론 주가도 오르고 있어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3일 임시이사회에서 보통주 1주당 4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모두 약 108억에 달한다.

시세차익도 좋다. 당시 인수가격은 주당 약 1만2000원선. 최근 주가가 1만5000원선에서 맴돌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대략 811억원2000만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한 셈이다.

■한국투자, 키움증권 등 시너지효과 차이, 잔여지분인수 경쟁치열할 듯

우리은행 주가 추이, 2017년 5월 31일 기준, 에프엔가이드
우리은행 주가 추이, 2017년 5월 31일 기준, 에프엔가이드

나머지 잔여지분인수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괄매각인지 예전처럼 과점주주매각인지 방식을 정해지지 않았으나 조금만 더 지분을 확보해도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과점주주를 보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곳은 IMM 프라이빗에쿼티(PE)로 그 비율은 6%다. 한국투자, 키움증권과 차이는 2%에 불과하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해 12월 사외이사를 추천하지 않아 지분매각 등 투자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최대주주 자리는 사실상 무주공산이다.

추가지분인수에 가장 적극적 쪽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우리은행 지분인수관련 LOI (투자의향서) 제출 당시 “실사 등을 거쳐 4~8% 수준의 지분 매입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8%까지 지분확대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잔여지분추가매입 의지가 상당하다는 평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어떻게 매각할지 매각방법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별다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키움증권의 경우 추가지분인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은산분리규정 때문이다.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47.89%를 보유한 다우기술로 은산분리의 규제대상이다.

현행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은행지분 10%(의결권 4%) 이상을 가질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실익은 크지 않다..

하지만 100% 추가지분 확대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라고 전제한 뒤 “은산분리 규정 때문에 우리은행 잔여지분인수를 못하는 것은 아니며 의결권없는 지분이라면 10% 미만까지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한계로 우리은행과 시너지도 차이가 난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3월 우리은행, 한국투자신탁운용, 우리PE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약 8000억원규모의 ‘제2외곽고속도로 포천~화도’ 구간 금융주선업무를 획득하는 등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경우 기업금융 등 IB가 강하다는 점에서 우리와 시너지효과가 있다”라며 “우리은행 점포에 증권의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등 자산관리부문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키움증권의 경우 시너지에 대한 의지는 강하다. 하지만 개인중심의 리테일증권사라는 사업구조의 한계로 시너지는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사업구조가 온라인 브로커리지가 중심이다 보니 IB에서 시너지효과는 크지 않다”라며 “하지만 우리은행의 지분인수의 목적은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시너지가 더 우선하며 우리은행지점에서 키움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하는 등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하반기에 우리은행 잔여 지분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대상인 우리은행의 지분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잔여지분 21.37%(콜옵션 제외시 18.4%)다.

지분매각 방식은 일반경쟁입찰(일괄매각), 희망수량경쟁입찰, 블록세일(시간외 대량매매)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 과점주주체제에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일괄매각방식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희망수량경쟁입찰을 진행한 뒤 남은 지분에 대해서는 블록세일하는 방식이 유력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점주주사이에서 우리은행의 경영권에 대한 프리미엄이 부각되며 인수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며 “이전보다 입찰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