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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동산의 미래③] “VR 테마파크로의 도약”… 롯데월드 어드벤처 최진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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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동산의 미래③] “VR 테마파크로의 도약”… 롯데월드 어드벤처 최진희 팀장

롯데월드 어드벤처, 미래창조과확부와 'VR 테마파크' 부문 사업자 선정
17종 33대 다양한 VR 콘텐츠 체험 가능한 'VR 판타지아' 개최
"올해 'VR 공동연구실' 오픈‥ VR, MR, AR 테마파크에 적용할 계획"

최진희 롯데월드 어드벤처 어트랙션 연구실 팀장. 자료=롯데월드어드벤처
최진희 롯데월드 어드벤처 어트랙션 연구실 팀장. 자료=롯데월드어드벤처
[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2010년 개봉한 영화 ‘아바타’에는 다리가 불편한 군인이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자신의 뇌와 연결된 또 다른 자아를 움직이는 모습이 나온다. 영화 ‘매트릭스’에서는 가상현실 속에 새로운 사회가 구축된 모습을 보여준다. SF 영화 속 이야기라고만 치부할 것이 아니다. 가상현실 기술은 우리 눈앞에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테마파크가 달라졌다. 영화 속에서나 가능하던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AR)이 놀이동산에서 구현되고 있다. 회전목마를 타고 롤러코스터를 탔던 놀이동산에서 좀비를 물리치고 로봇을 조종할 수 있게 됐다. 삼성 에버랜드, 롯데월드 어드벤처 등 테마파크들은 각각 IT 기술을 내세우며 ‘미래형 놀이동산’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테마파크들은 왜 이러한 시도를 하는 걸까. 글로벌이코노믹이 국내 놀이동산의 현주소와 미래를 분석해봤다. 편집자 주
롯데월드가 ‘VR테마파크’로 도약하고 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지난해 7월 미래창조과학부 주관한 ‘가상현실 5대 프로젝트’ 중 ‘VR테마파크’ 부문 과제 사업자로 선정됐다. 올해 12월까지 과제사업자로 신규 콘텐츠의 제작과 연구 개발,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 등을 시도한다.

테마파크를 찾는 사람들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해 말 도입한 ‘후렌치레볼루션2 VR’과 ‘자이로드롭2 VR’이 각각 70만명과 30만명의 누적탑승객을 기록했다. 5개 섹션으로 구성된 ‘VR스페이스’는 유료로 운영하는 데도 현재까지 3만5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총 17종 33대의 다양한 VR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VR 페스티벌 ‘VR판타지아’도 진행 중이다.

최진희 롯데월드 어드벤처 어트랙션 연구실 팀장은 “국내 테마파크에서 처음 시도해 보는 새로운 콘셉트이었던 만큼 초기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지만 결과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고 테마파크와 VR의 융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롯데월드어드벤쳐‘후렌치레볼루션2 VR’의 모습. 지난해 말 도입한 이후 70만명의 누적탑승객을 기록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롯데월드어드벤쳐‘후렌치레볼루션2 VR’의 모습. 지난해 말 도입한 이후 70만명의 누적탑승객을 기록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미래형 테마파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테마파크는 대규모 투자가 집행되는 장치 산업이다. 하나의 어트랙션(놀이기구)을 도입하기까지 적게는 수십 억원에서 많게는 수백 억원까지 소요 되고, 수년의 기간이 걸리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VR/AR은 매우 효과적인 어트랙션 리뉴얼의 도구가 될 수 있다. 20억원 미만의 비용으로 짧게는 3개월 안에 VR 컨텐츠를 제작하고 도입할 수 있다. 후렌치레볼루션2 VR 과 자이로드롭2 VR이 오픈 이후 계속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처럼, 기존 놀이기구를 새롭게 리뉴얼하고 홍보하는 데 VR은 매우 가성비 높은 전략이 될 수 있다.

-현재 VR연구실을 신설하고 6개 VR 전문 중소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는데.

▲국내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고 신사업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일조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 테마파크의 놀이기구들은 대부분 해외 제작품이다. 국내에 제작사가 없어 국산 도입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에 비하면 VR어트랙션은 국산 기술력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VR산업은 이제 막 태동하는 시장으로 생태계 확립이 우선되어야 한다. 대기업이 우수한 인프라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테스트베드 장소를 제공하고, 기술력과 상품성을 겸비한 중소기업제품을 과감히 도입해 고객에게 선보이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VR 어트랙션에 대한 호불호도 존재한다. 이러한 단점들을 어떻게 극복하려고 하나.

▲앞으로도 VR이 전통 테마파크 놀이기구들을 전면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다만 VR이나 AR, MR은 이들 클래식한 놀이기구들이 가지고 있는 아날로그 감성에 기술적 변주를 더해 환상적인 세계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고객들의 호기심을 채워 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VR은 아직도 유선형이 대부분인데다 HMD, 베스트 등 장비도 무겁고 영상과 기기의 싱크가 완벽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어지러움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으며 실제로 빠르게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VR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 아주 멀지는 않다고 본다.

지하 3층 롯데월드 아이스링크 옆에 위치해 롯데월드 자유이용권이 없어도 자유롭게 입장해서 즐길 수 있는 ‘VR스페이스’내 ‘서바이벌 모탈블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15분간 걸으면서 즐기는 슈팅 VR 게임이라는 콘셉트에 실감나는 그래픽과 스토리로 5천여명의 발길을 끌어 모았다.이미지 확대보기
지하 3층 롯데월드 아이스링크 옆에 위치해 롯데월드 자유이용권이 없어도 자유롭게 입장해서 즐길 수 있는 ‘VR스페이스’내 ‘서바이벌 모탈블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15분간 걸으면서 즐기는 슈팅 VR 게임이라는 콘셉트에 실감나는 그래픽과 스토리로 5천여명의 발길을 끌어 모았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자체 개발한 VR 콘텐츠를 가지고 해외 시장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행상황은.

▲올해 11월 미국 올랜도에서 개최될 ‘IAAPA 2017’ 행사는 전 세계 90여 개국, 5000개 이상의 테마파크 관련 회원사로 구성된 비영리단체들의 세계 최대 테마파크 박람회다. 신규 어트랙션을 포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상품들이 소개된다. 롯데월드는 국가 전략적 신사업인 VR생태계 구축의 일환으로 국내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롯데월드 VR컨소시엄’을 운영하고 있다. 우수 성과물을 선발해 IAAPA 2017에 전시·출품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롯데월드만의 VR 기술이 해외 나갔을 때 어떠한 면을 강점으로 내세울 것인가.

▲롯데월드 컨소시엄은 국내 최대 도심형 테마파크에서 차세대 VR테마파크로의 도약하기 위해 최적의 사업 전략과 개발 방안을 설정하고 공감대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롯데월드 컨소시엄의 VR기술은 첨단형 VR테마파크 환경 구현을 위한 종합엔터테인먼트社로서의 검증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견인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데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선구적 VR 협업 모델을 구축하고 수익성을 제고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대내적 VR역량을 강화하고 대외적 수출 사업 활성화에 적극 기여하고자 한다.

-한국 VR시장은 세계에 비해 어떠한 수준인가.

▲미국의 혁신 전략,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일본의 산업재흥플랜, 중국의 제조2025 같은 4차 산업혁명 대비 전략이 부재한 상황에서 한국의 VR 관련 기술은 모바일 기기 제조 산업 등 제한된 플랫폼에서 선전하고 있다. 국내 VR시장의 전망은 가변적이며 복합적인 불확실성이 있다. 국내 VR시장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현실화하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국내 기업들이 국가적 위상을 펼치기 위해서는 대중소 기업들의 글로벌 신규 산업 진출과 실증적 창의성 제고를 위해 내부 경쟁구도에서 탈피해아 한다. 정부 및 유관기관에서는 이를 위한 제도적 정비와 다변화하는 산업의 패러다임에 적히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사고와 함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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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놀이동산의 방향은 어떻게 예측하는가.

▲근래 언론에 많이 회자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파고는 테마파크에도 일정 부분 궤적을 남길 것이다. 이미 상당수의 놀이기구 제작사들이 전통적인 놀이기구에 VR이 장착된 모델을 시장에 내놓고 있으며, AI나 드론의 응용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과 신기술의 접목과 융합은 계속 시도될 것이고, 고객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려 하는 테마파크의 노력도 계속될 것이다.

-VR 시장을 통한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방향은.

▲롯데월드는 VR, MR, AR을 테마파크에 접목하는 노력을 계속 할 것 이다. 올해 VR공동연구실을 오픈한다. 정부의 지원 하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학계가 실질적으로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공간이다. 중소기업이나 학계가 연구한 제품을 시연해 보고 고객반응을 테스트해 본 후, 심사를 거쳐 가능성 있는 제품은 곧바로 VR SPACE에 입점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 국내업체와 협력해 VR게임을 테마파크 어트랙션으로 만들 계획도 있다. 우수한 국산 콘텐츠에 롯데월드의 마케팅, 인테리어, 운영 노하우 등을 더하여 VR게임을 고부가가치의 종합예술상품으로 만들어 보려고 한다. 해외쪽과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최근에는 해외 영상전문업체의 MR시연도 다녀왔다. 아직 MR기기의 기술 안정화나 상업화가 마무리 되지 않아 당장 도입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