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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빌려주면 200만원 드려요” 문자 ‘주의’… 100% 대포통장 모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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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빌려주면 200만원 드려요” 문자 ‘주의’… 100% 대포통장 모집용

주류업체 등을 가장해 세금 문제로 통장을 빌리겠다는 문자의 경우 100% 대포통장으로 활용된다. 현금에 혹해 통장을 빌려줄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되며 최대 12년간 금융활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이미지 확대보기
주류업체 등을 가장해 세금 문제로 통장을 빌리겠다는 문자의 경우 100% 대포통장으로 활용된다. 현금에 혹해 통장을 빌려줄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되며 최대 12년간 금융활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글로벌이코노믹 김진환 기자] "OO기업에서 문자 보냅니다. 허락없이 문자를 보내게 된 점 대단히 죄송합니다. 당사는 주류 수입 및 도매를 하고 있는 기업이며 관세청의 부당한 관세로 인하여 부득이 개인 계좌를 대여받고 있습니다. 계좌당 대여료는 200만원, 2개 계좌 500만원을 선지급하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문자를 받은 일이 한두 번 정도는 있다. 이는 주류업체가 세금 회피의 목적으로 개인 계좌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스피싱 등 각종 불법 사기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에 금융당국이 불법 문자메시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금융감독원과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통장을 빌려주면 돈을 준다는 불법 문자메시지가 급증함에 따라 국민 피해 예방을 위해 대포통장 주의 문자메시지를 통신사 명의로 발송한다고 7일 밝혔다.

대포통장은 보이스피싱, 도박 등 범죄의 최종 현금 인출 수단이자 숙주 역할을 하는 것으로 최근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2016년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대포통장 신고 내역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사기범들은 주로 문자메시지, 구직사이트 및 SNS 등을 이용해 대포통장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건수가 579건으로 전체의 73%를 차지했으며 전년 대비 283%나 증가했다. 2017년 1분기 들어서도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469% 증가하는 등 급증하는 추세다.
최근 통장 개설 등의 절차가 어려워지자 대포통장 발생건수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문자메시지와 SNS를 통한 불법 통장모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포통장으로 확인될 경우 즉각 계좌는 거래가 중지된다. 자료=금융감독원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통장 개설 등의 절차가 어려워지자 대포통장 발생건수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문자메시지와 SNS를 통한 불법 통장모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포통장으로 확인될 경우 즉각 계좌는 거래가 중지된다. 자료=금융감독원

이는 최근 금융회사의 신규 계좌 발급 심사 강화 등으로 대포통장 확보가 어려워지자 사기범들이 대포통장을 확보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현금을 미끼로 통장 양도를 유도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기범들은 주로 주류회사‧쇼핑몰 등을 사칭해 회사의 매출을 줄여 세금을 절감할 목적이라며 통장 양도 시 월 최대 6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또 구직사이트에 구인광고를 게시한 후 지원자들에게 기존 채용이 마감돼 다른 아르바이트를 소개한다며 통장 대여를 요구하는 등 지능화된 수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장을 타인에게 양도할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고 ‘금융질서 문란행위자'로 등록될 경우 최장 12년간 금융거래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문자메시지를 통한 대포통장 모집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므로 통장 양도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진환 기자 gba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