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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시대] 국민연금 도입시 나머지 연기금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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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시대] 국민연금 도입시 나머지 연기금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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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도입을 결정하면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여타 연기금도 잇달아 도입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행정력을 동원해 매년 실시하는 연기금 평가 방식을 바꾸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이다.

◇국민연금, 연구용역절차 진행 중…결과 10월에 나올 듯


스튜어드십 코드는 서양에서 큰 저택이나 집안일을 맡아 보는 집사(steward)처럼 기관들도 고객 재산을 선량하게 관리할 의무가 있다는 뜻이다.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경영활동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의사결정 행사 지침으로 통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에서 지난해 12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을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또 스튜어드십 코드제정 위원회는 같은 달 한국스튜어드십 코드 최종안을 제정하고 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을 공표한 바 있다.

증시의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추진하는 직접적 배경은 문재인 정부의 출범이다.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지난해 연말 기관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화두로 떠올랐을 당시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행동이 뒤따르지 않아 립서비스로 그쳤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며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금자산을 운용할 때 투자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Social·Governance)를 고려해야 한다는 규정의 명문화”를 약속하며 연기금을 통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문재인 정부는 이 같은 메시지를 국민연금에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김연명 국정기획 자문위원회 사회분과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국민연금공단 업무보고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세부 안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주기를 요청하며 국민연금을 압박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국민연금이 당장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것은 아니다. 도입과 관련한 전반적 효과 등 관련용역을 맡을 연구기관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달 2일 입찰했으나 입찰제안서를 낸 곳이 없어 한 차례 공고 기간을 연장했다. 용역기간은 5개월로 스케줄대로라면 오는 10월께 연구결과 나오게 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을 때 장·단점 등을 전체적으로 검토하는 외부연구 발주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그 결과를 토대로 최고 의사정책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대 연기금 도입 확실시…주주 가치제고 드라이브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시발점으로 기타 연기금으로 확산하는 것도 확실해 보인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 있는 국내주식 투자규모는 국민연금이 약 100조원으로 우정사업본부 3조2335억원, 공무원연금 1조3824억원 등 여타 연기금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시장의 최고 큰손인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기타 연기금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기금규모나 운용규모도 적기 때문에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적극적으로 하려면 인력 충원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며 “국민연금이 어떻게 하는지 감안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의 경우 내부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나 국민연금보다 앞서 도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한 당국의 구체적 행동지침이 나오길 주시하고 있다”며 “그에 따라 방향을 정하고, 적용할 것”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 도입시기를 국민연금보다 빨리 혹은 늦게 한다고 얘기할 수 없다”며 “시장에 영향력이 있다 보니 먼저 리스크를 지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더라도 연기금의 자산배분 전략에는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배분 등 운용부문과 주주가치제고 등 의결권 부문은 독립돼 운영되기 때문이다.

단, 의결권 부문의 경우 주주권리 강화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연구용역, 제도 해설서 등 결과 및 세부지침이 발표되어야 디테일한 부분이 정해지지 않겠느냐”며 “스튜어드십 코드의 취지가 주주권행사,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에 있는 만큼 그 목적에 맞게 책임있는 재무적 투자자로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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