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IT 관련주 하락으로 전 거래일 대비 32.45포인트(0.5%) 하락한 6175.47까지 뚝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언론은 뉴욕증시 하락, 특히 나스닥지수 급락은 13~1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아닌 IT주 거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스닥지수는 올 들어 20%나 급등하며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너무 치솟고 있다는 우려가 종종 제기돼 왔다.
아시아 주식시장에서도 기술주 하락이 잇따랐다. 네이버 주가가 7% 하락했고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과 중국 텐센트도 각각 3%·2%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올 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랠리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며 자금이 집중됐던 IT주에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매수가 이어지는 금융·에너지주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는 공매도 주식 환매가 시작되면서 IT주 등 ‘성장주’ 하락과 금융 등 ‘가치주’ 상승이라는 양면성이 손실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BNP파리바發 금융위기의 악몽
당시 BNP파리바는 정확한 가치산정이 어렵다며 3개 펀드에 대한 환매를 중단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고 이듬해 리먼 쇼크로 이어졌다.
BNP파리바가 환매를 중단한 펀드는 파베스트 다이내믹 ABS·BNP파리바 ABS 유리보·BNP파리바 ABS 에오니아 등 3개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3개 펀드의 손실이 각각 30%·12%·5%에 불과해 회사 측 발표보다 심각하지 않다며 환매 중단은 지나친 대응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파리바 쇼크가 발생하기 3일 전 다우지수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자산운용 전문가가 취급하는 ‘퀀츠’(Quants) 펀드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손실을 처리하기 위한 퀀츠 펀드 환매가 금융위기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BNP파리바의 펀드환매 중단 선언 후 금융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5.7% 급락했고 AIG는 3.3% 떨어졌다.
결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7.18포인트(2.83%) 급락한 1만3270.68, S&P500지수는 44.40포인트(2.96%) 하락한 1453.09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56.49포인트(2.16%) 떨어진 2556.49에 장을 마감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