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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업계, 자금조달 ‘속도전’…회사채 발행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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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업계, 자금조달 ‘속도전’…회사채 발행 러시

정유·화학사가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정유·화학사가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정유·화학사가 올 들어 회사채 발행에 바쁘다.

미국 금리인상 추세로 인해 시중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저렴한 수준에서 최대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차입금 상환이나 업황 호조로 인해 회사채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와 정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롯데정밀화학, 에쓰오일(S-Oil) 등 정유화학업계가 최근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LG화학은 지난달 15일 당초 계획인 5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증액을 결정했다. 만기 3년물 1200억원, 만기 5년물 4000억원, 만기 7년물 2800억원이다.

한화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도 회사채 발행에 뛰어들었다. 한화케미칼은 3년 만기로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롯데정밀화학은 롯데그룹에 인수된 후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3년 만기물로 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정유사들 중에는 에쓰오일이 지난 2월 4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에 뛰어들었다. 증권사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7월 초 5·7년 만기로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전 저렴한 금리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14일 기존 0.75~1.00%의 기준금리를 1.00~1.25%로 인상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금리인상 시그널이 없지만 연말이나 내년쯤에는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견해가 힘을 얻는다.

LG화학 측은 회사채를 발행하며 “우수한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게 돼 금융비용 절감이 가능해졌다”며 “금리는 개별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들이 집계한 금리 평균) 대비 0.02 ~ 0.05% 낮은 수준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업황 호조로 회사채 수요도 증가한 점도 이들 기업에는 긍정적이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연결기준 7969억원으로 6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롯데케미칼도 영업이익 8148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화케미칼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6% 증가한 1965억원이다.

정유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각각 3334억원, 3547억원이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전년 동기 대비 75.7% 늘었다.

시장에서 이들 기업에 대한 회사채 수요가 높은 점도 발행을 부추긴다. LG화학은 지난달 12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 예측을 실시한 결과 총 1조77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에쓰오일 역시 발행 전 수요 예측에서 73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상황이어서 투자 수요가 몰렸다”며 “회사채를 발행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유화학사들은 조달 자금으로 설비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LG화학은 회수금을 대산 나프타분해설비(NCC)와 오창 자동차전지 공장을 확장하는 데 투자한다. 에쓰오일은 현재 울산에 건설 중인 ‘잔사유고도화시설(RUC) & 올레핀다운스트림시설(ODC) 프로젝트 공사’에 자금을 쏟는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