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도 이날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27일 최종 협의 과정에서 반도체 사업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한·미·일 연합’과 세부 조건에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한미일 연합과 최종 매각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이지만 욧카이치(四日市) 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미국 반도체 대기업 웨스턴디지털(WD)의 저지가 심각해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도시바가 매각 완료를 서두르는 것은 경영재건뿐만 아니라 주주총회에서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당위성을 인정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동의하지 않는 상대에게 매각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미국 법원에 매각협상 금지를 제기해 온 WD가 이번엔 매각 계약 체결일인 27일 자신들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겠다고 나서 인수전의 마지막 변수로 떠올랐다.
NHK 등 일본 언론은 WD이 미국 투자펀드인 KKR과 손잡고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전해지지 않았다. 도시바메모리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과 매각 계약 체결을 진행하는 날 발표한 것은 도시바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도시바는 경영재건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한국 반도체 대기업 SK하이닉스 등으로 구성된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지만 WD는 계속해서 매각 반대를 주장해 왔다.
지난 26일에는 도시바에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에 SK하이닉스가 참가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반대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WD가 한미일 연합에 참여하도록 요청한다는 방침이었지만 WD는 오히려 자신들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겠고 주장하고 나선 것.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참가하는 한미일 연합에는 합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도시바는 “모든 제안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선협상자를 결정했다”며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을 우선시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도시바가 예정대로 한미일 연합과 매각 계약을 체결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다음달 14일 도시바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놓고 미국 법정에 서게 된다. 만약 매각 금지 결정이 내려지면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은 재협상을 하게 된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