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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반도체 매각 아슬아슬 줄타기… 매각 계약 지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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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반도체 매각 아슬아슬 줄타기… 매각 계약 지연 이유는?

오늘 주주총회서 재건 모색…WD 막판 변수
7월 14일 美법정 ‘매각금지 결정’ 시 재협상 불가피

도시바가 28일 주주총회에서 9명의 이사 선임과 에너지 사업 분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결의한다. 지난 27일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과 최종 협의 과정에서 세부조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미 웨스턴디지털이 막판 저지에 나섰지만 쓰나카와 사토시(綱川智) 도시바 사장은 28일까지 최종 합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 사진=도시바 회사소개서이미지 확대보기
도시바가 28일 주주총회에서 9명의 이사 선임과 에너지 사업 분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결의한다. 지난 27일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과 최종 협의 과정에서 세부조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미 웨스턴디지털이 막판 저지에 나섰지만 쓰나카와 사토시(綱川智) 도시바 사장은 "28일까지 최종 합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 사진=도시바 회사소개서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도시바가 28일 주주총회에서 9명의 이사 선임과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사업 분사에 대해서 결의할 예정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도 이날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27일 최종 협의 과정에서 반도체 사업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한·미·일 연합’과 세부 조건에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27일 협의 과정에서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이 출자금액과 조건을 놓고 막바지 조율을 했다”며 “쓰나카와 사토시(綱川智) 도시바 사장은 ‘28일까지 최종 합의가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계약까지는 며칠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한미일 연합과 최종 매각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이지만 욧카이치(四日市) 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미국 반도체 대기업 웨스턴디지털(WD)의 저지가 심각해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도시바가 매각 완료를 서두르는 것은 경영재건뿐만 아니라 주주총회에서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당위성을 인정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동의하지 않는 상대에게 매각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미국 법원에 매각협상 금지를 제기해 온 WD가 이번엔 매각 계약 체결일인 27일 자신들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겠다고 나서 인수전의 마지막 변수로 떠올랐다.

NHK 등 일본 언론은 WD이 미국 투자펀드인 KKR과 손잡고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전해지지 않았다. 도시바메모리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과 매각 계약 체결을 진행하는 날 발표한 것은 도시바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도시바는 경영재건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한국 반도체 대기업 SK하이닉스 등으로 구성된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지만 WD는 계속해서 매각 반대를 주장해 왔다.
도시바가 자사가 아닌 다른 업체에 반도체 사업을 넘길 것으로 판단한 WD은 지난 4월 도시바에 “우리가 최적의 파트너”라며 독점 교섭권을 요구했다. 하지만 도시바가 수용하지 않자 WD은 지난달 15일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재판소에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 중재 신청서를 제출한데 이어 지난 15일에도 미국 고등법원에 매각 금지 요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26일에는 도시바에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에 SK하이닉스가 참가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반대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WD가 한미일 연합에 참여하도록 요청한다는 방침이었지만 WD는 오히려 자신들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겠고 주장하고 나선 것.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참가하는 한미일 연합에는 합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도시바는 “모든 제안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선협상자를 결정했다”며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을 우선시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도시바가 예정대로 한미일 연합과 매각 계약을 체결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다음달 14일 도시바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놓고 미국 법정에 서게 된다. 만약 매각 금지 결정이 내려지면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은 재협상을 하게 된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