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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강세, 엔화 약세 시그널… 엔화환율 112엔대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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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강세, 엔화 약세 시그널… 엔화환율 112엔대 안착

유럽 중앙은행 총재 매파 발언에 엔화·달러 매도세
유로-엔 환율 한때 128엔대…1년 3개월 만에 최저치 기록

유럽 중앙은행 총재들이 '금융완화 축소'를 시사하는 매파 발언을 하면서 일본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 기대감에 빠졌다. 40여일 만에 달러당 112엔대를 되찾은 엔화환율은 29일 112.21엔에 장을 마쳤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중앙은행 총재들이 '금융완화 축소'를 시사하는 매파 발언을 하면서 일본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 기대감에 빠졌다. 40여일 만에 달러당 112엔대를 되찾은 엔화환율은 29일 112.21엔에 장을 마쳤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일본 외환시장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 발언에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화가 향후 엔화 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유로화 강세 원인이 유럽에 있다며 “금융완화 축소를 시사한 매파 발언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경기회복 지속으로 기존 통화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도 일부 완화적 조치를 제거해야 한다며 통화정책 정상화 필요성을 언급하며 드라기 총재 발언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드라기 총재 발언이 당분간 낮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한 것은 맞지만 통화정책 완화 해제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정책당국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시장과의 대화를 통해 오는 9월 통화정책 긴축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근 물가상승률 둔화를 반영해 ECB가 자동적으로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날 아시아 장에서 1.138달러에 거래를 시작한 유로-달러 환율은 드라기 총재 발언에 대한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비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 인터뷰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상승하며 오전 11시께 1.142달러까지 올랐다. 오후 4시 현재까지도 전 거래일 대비 0.0025달러(0.22%) 오른 1.140에 거래되고 있다.

콘스탄치오 부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드라기 총재의 연설은 이전 입장과 다르지 않다”며 “물가상승률이 2%에 도달할 때까지 양적완화 정책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 강세에 따른 엔화 약세가 얼마나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즈호은행은 “외환시장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일본은행이 금융완화를 지속하는 한 엔화 매도 압력을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일본과의 금리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엔화환율은 달러당 112엔대 초반에서 보합세를 보였지만 유로-엔 환율은 한때 128엔대로 치솟으며 1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융완화 축소·금리인상 속도 둔화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유럽 중앙은행들이 매파적 발언을 내뱉으며 엔화와 달러 모두 매도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각국 중앙은행이 실제로 금리인상을 단행할지 여부를 알 수 없지만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에서는 경제지표 약세가 두드러지며 금리인상 속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경우 물가 상승세 둔화가 이어지며 금융완화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엔화 약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날 달러 대비 엔화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09엔(0.08%) 하락한 달러당 112.21엔에 거래를 마감했다. 엔화환율 하락은 엔화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는 반발하며 전 거래일보다 89.89포인트(0.45%) 오른 2만220.30에 장을 마쳤다. 전날 뉴욕증시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매수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