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마치 5성급 호텔에서 체크인 받는 기분이었다.”(트립어드바이저, hui***)
알로프트 서울 명동 호텔을 찾은 투숙객이 공통으로 놀라는 점이 있다. 비즈니스호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섬세한 ‘서비스’다. 객실에는 볼펜으로 꾹꾹 눌러쓴 손편지가 여행객을 반긴다. 내용도 날마다 새롭다. 손님의 안부를 묻고 좋은 여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여행객은 명찰이 없는 직원의 이름을 부르며 대화한다. ‘호텔 직원’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투숙객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퍼스널 서비스로 인한 결과다.
신생 호텔의 별난 서비스는 금세 입소문이 퍼졌다. ‘알로프트 서울 명동’은 오픈 3개월 만인 지난 5월, 세계 최대 규모의 여행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로부터 전체 평가 1등을 받았다.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알로프트 서울 명동의 김정훈 총지배인은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 중 “방해꾼(disrupter)”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강조했다. 비즈니스호텔에 통념을 깨며 ‘명동의 괴짜’로 불리길 바라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호텔 후기 중 많은 손님이 ‘서비스’에 감동했다는 평을 남겼던데.
▲매일 자필로 카드를 쓴다. 좀 더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으로 고객을 맞이하려고 한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팀원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고객에게 서비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련의 노력에 대해 고객들이 잘 봐주시지 않나 싶다.
-호텔을 오픈한지 5개월이 지났다. 오픈 당시 상황은 여러 가지 문제로 시끄러웠는데.
▲3월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터지고, 대통령 탄핵 문제가 계속됐다. 오픈하고 나서 호텔 앞에 태극기를 들고 지나가는 사람이 더 많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오픈할 생각을 했느냐는 얘기까지 들었다. 하지만 국제적인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것으로 생각한다. 단지 그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발 빠르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처음 구상했던 목표가 얼마나 이뤄졌나.
▲객실 점유율이 오픈 이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미국‧중국 순으로 외국인 방문객이 찾아온다. 시장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1등을 했던 것이 가장 큰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
-알로프트 서울 명동 1층에서 선보이고 있는 ‘비어라이브 앳 알로프트’ 프로모션도 눈길을 끈다. 저렴한 가격에 맥주 무제한 프로모션을 선보인 이유는.
▲라이브 음악이 있는 호텔은 전세계 ‘알로프트’ 체인들이 선보이는 색깔 중 하나다. 사실 맥주 무제한 프로모션을 판매하면 남는 게 많지 않다. 하지만 명동 거리를 걷는 대중이 ‘라이브 공연이 있네?’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를 본다 생각했다. 객실에 대한 안정화가 끝난 다음에 호텔 식음료 부분도 확대할 예정이다. 조만간 루프톱도 선보일 예정이다. 알로프트 다운 활발한 분위기를 늘려가는 것이 목표다.
-‘총지배인’ 자리에 올라 호텔을 오픈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다. 예상보다 건물을 한두 달 정도 일찍 오픈하다 보니, 이미 오픈했을 때 일 년 정도가 지난 것처럼 행동하게 되더라. 아이가 태어나도 한 달이 됐으면 걸을 수도 없다. 주변에서 하나하나 신경을 써줘야 한다. 저절로 경각심을 갖게 됐다. 또 비즈니스호텔이다 보니 투숙객이 호텔 외부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객실 점유율이 80% 되는 오늘 같은 경우도 호텔 내부에 있는 손님이 없다. 손님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하는 차이점이 있다.
-20년 동안 호텔리어로 종사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은.
▲사람들과의 추억이 가장 기억이 남는다. 러시아의 한 호텔에서 근무할 당시 평판이 100% 달라진 경험이 있다. 러시아에서 유일하게 골프장에 18홀 코스가 있는 고급 호텔이었지만, 서비스가 엉망이었다. 하지만 점차 수익도 높아지고, 모스코 타임즈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호텔이 1면에 소개되기도 했다.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아직도 연락하고 친구로 지낸다. 러시아 사람들은 한국 사람보다 더 정이 많고 따뜻하다.
-한국 비즈니스 호텔 시장이 꾸준히 늘어나 포화상태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4~5년 전부터 과포화 상태라는 얘기는 계속 나왔지만, 호텔은 해마다 계속 만들어졌다. 올해만 해도 2000~3000 객실이 서울 시내에 더 생긴다. 그런데도 향후 호텔 시장은 계속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만 하더라도 인구 중 타국으로 여행을 떠난 사람이 아직 전체 인구 중에서 많지 않다. 인구가 많은 인도는 아직 움직이지도 않고 있다. 그때를 대비해 호텔 시장은 지금 투자를 한다고도 볼 수 있다.
-알로프트 서울 명동이 앞으로 가고자 하는 목표는.
▲앞으로도 ‘알로프트’만의 색깔은 변치 않으려고 한다. 최종 목표는 ‘명동의 방해꾼’이 되고 싶다.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비즈니스호텔의 통념을 깨는 좋은 뜻으로서의 ‘방해꾼’을 말한다. 시설로는 특급호텔을 따라갈 수 없겠지만, 서비스만큼은 최고로 노력하고 있다. ‘그 호텔 정말 특이하네?’ 하고 인상이 남는, 남들이 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명동의 ‘괴짜’로 불리고 싶다.
다음은 김정훈 총지배인 약력.
▲르 메르디앙 호텔 코사무이, 태국 오퍼레이션 디렉터 ▲르 메르디앙 호텔 골든 드라이앵클, 태국 오퍼레이션 디렉터 ▲르 메르디앙 모스코 컨트리 클럽, 러시아 오퍼레이션 디렉터 ▲와이키키 리조스 호텔, 미국 부총지배인 ▲쉐라톤 프린센스 카이울라니 호텔, 레스토랑&바 디렉터 ▲W 서울 워커힐(현재 비스타 워커힐 서울) 식음료 이사 ▲알로프트 서울 명동 총지배인(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