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음하는 면세점업계, 발목 잡는 국가계약법

기사입력 : 2017-07-06 12:05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center
생활경제부 한지명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국내 면세점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한 금지령이 계속되면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특허권을 조기 반납하기로 했다. 한화갤러리아의 면세사업을 맡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8월 31일 제주공항 출국장 면세점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월 17억~19억원의 매출로 임차료 21억원(연 250억)을 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매출의 89~90%를 차지하던 유커가 ‘금한령’ 이후 발길을 끊자, 제주 면세점 매출도 지난해의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설상가상 작년 서울 시내 갤러리아면세점 63을 개장하면서 영업 손실이 불어나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공항면세점은 임차료가 높아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사업장이다. 그런데도 면세점 업계는 홍보 효과, 유통 협상력 강화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공항면세점 입점을 강행해 왔다. 여기에 특허 확보에 목을 맨 기업들의 과열경쟁과 무리한 투자가 리스크를 키워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사드 보복이 이례적인 만큼, 한시적이라도 임차료를 매출에 비례해 납부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실제로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적자가 이어지자 올해 초부터 공항공사 측에 임차료 인하를 요구했다. 하지만 공항공사 측은 국가계약법에 따라 정한 입찰가를 임의로 조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갈팡질팡하는 면세정책에 정부가 칼을 뽑아야 할 때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3년 면세점 특허심사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했다. 면세점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5년은 너무 짧다. 면세점 근로자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다.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고 심사를 거쳐 등록하되, 진입과 퇴출을 자유롭게 하면 결국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도산하는 게 맞다.

하지만 정부의 칼날은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면세점 의무휴업일을 지정해 면세점을 규제하는 등 무분별한 면세점 진출을 막고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았다.

‘2015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이유 중 첫 번째로 ‘쇼핑’이 꼽혔다. 쇼핑 장소로는 10명 중 4명이 면세점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 직접 유치에 나서는 등 국내 관광산업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을 되새겨야 한다. 정부가 이끄는 전방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 한지명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오늘의 핫 뉴스


주요뉴스

가장 많이 공유 된 기사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