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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스트레스 테스트 통과한 미국 은행들의 향후 움직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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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스트레스 테스트 통과한 미국 은행들의 향후 움직임은?

“은행권 규제 완화 목소리 더욱 커질 것”… 공격적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확대는 채권투자자에게 반갑지 않아

미국 연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뱅크오브아메리카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JP모간 체이스트, 모건 스탠리 등 34개 미국 은행들이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들 34개 은행들이 연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꺼번에 통과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연준은 매년 34개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 왔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금융 분야에서 예외적이지만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를 가정하여 금융시스템이 받게 되는 잠재적 손실을 측정하고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통상 분석 기법으로는 과거의 위기상황이나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여 포트폴리오의 가치변화를 평가하는 ‘시나리오 분석’이나 리스크 요인을 변화시켜 포트폴리오의 가치변화를 평가하는 ‘민감도 테스트’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자산과 부채 등 재무상태를 정확히 측정함으로써 리스크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선진화된 리스크 관리기법이다.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GDP 6.5% 하락, 실업률 10%, 주택가격 25% 하락, 상업용 부동산 가격 35% 하락 등을 가정한 글로벌 경기침체 수준의 매우 부정적 시나리오 하에서 치러졌다.

테스트 결과, 34개 은행들은 Hurdle Rate(기준요건)인 CET1비율 4.5%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더불어 올해 처음으로 테스트 대상 중 대형기관 15곳에 SLR평가(보완 레버리지 비율)가 추가 실시됐고 15곳 모두 SLR비율의 Hurdle Rate인 3.0%를 넘어섰다.

이들은 스트레스 테스트 상황에서 383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대출을 지속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 상황에서도 자산대비 9.2% 자본비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손은정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형 금융기관들이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면서 은행권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연구원은 이어 “금융 규제 완화 시 은행권 전반의 규제 관련 부담이 경감되고 자기자본과 유동성 규제 완화로 은행의 영업환경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다만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대형은행보다 중소형 은행의 수혜가 더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소형은행에 대한 규제당국의 관리 감독 축소와 자본 및 대출규제 완화 등은 감독기관의 규정 제·개정만을 통해 시행 가능하기 때문에 비교적 빠른 시일 내 진행될 수 있고 중소형 은행들은 대출여력 확보에 따른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손 연구원은 “금융 규제의 완화는 은행권 톱 라인(Top line) 성장에는 긍정적이나 중장기적으로 건전성이 악화될 소지가 있다”면서 “미국 은행채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금융규제 완화에 따른 기대감에 선·후순위 신용스프레드 모두 가파르게 축소되면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34개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보여준 은행업종 기초체력과 이익 가시성 개선은 시장대비 초과성과의 추동력으로 작용했다”면서 “은행업종의 견조한 이익 펀더멘탈 환경과 배당을 위시한 안전마진 측면 가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에서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미국 은행들의 배당 및 자사주 매입 확대가 가능해지면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공격적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확대는 채권투자자에게 그다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있다고 평한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