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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완화 전환기… 日銀 “나홀로 금융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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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완화 전환기… 日銀 “나홀로 금융완화”

로이터, 통화정책 지속 가능성 확보와 국채시장 기능 개선 도모해야
닛케이, 일본만 금리 억제하면 엔화가 달러나 유로 대비 팔려나갈 것 지적

미 연준과 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종언을 시사하면서 전 세계에서 금리 상승 기조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행만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고수해 일본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 연준과 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종언을 시사하면서 전 세계에서 금리 상승 기조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행만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고수해 일본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금융 정상화 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버블 붕괴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며 전 세계 채권·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종언 가능성이 점차 확대되면서 전 세계에서 금리 상승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개월 간 4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선 가운데 ECB 위원들도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준과 ECB뿐만 아니라 캐나다 중앙은행은 두 명의 통화정책 위원이 통화정책 완화 종료를 시사했고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도 매파 기조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ECB가 오는 9월 테이퍼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본은행(BOJ)은 대규모 금융완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7일 ‘국채 무제한 매입’ 방침을 발표하며 10년물 국채를 0.110% 금리에 무제한 매입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례 국채 매입에서 ‘5년 초과·10년 미만’ 국채를 5000억엔어치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지정가 국채 무제한 매입을 실시한 것은 지난 2월 3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ECB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에 일본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0.1% 이상으로 오르자 목표치를 유지하기 위해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0.1%, 장기금리 ‘제로% 정도’의 기존 금융완화 정책(장·단기 금리차 조작) 유지를 결정했다. 연간 국채 매입 규모 역시 기존의 ‘약 80조엔’을 이어가기로 했다.

당시 일본 주요 언론은 “일본은행의 판단에 문제 있다” “결국 일본은행 재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고수하는 일본은행을 질타했다.

9일 로이터통신 역시 시라이 사유리 아시아개발은행(ADB) 객원연구원을 인용해 “일본은행은 통화정책의 지속 가능성 확보와 국채시장 기능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며 “낙관적인 물가 전망을 현실적으로 수정하고 국채매입액도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이 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누차 밝히고 있지만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의심의 눈초리가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 금융정책이 정상화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만 금리를 억제하면서 엔화가 달러나 유로 대비 팔리기 쉬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이유로 연내에 달러당 115엔까지, 유로=135엔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환율 상승은 엔화 약세를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확실성 우려가 지나치게 확대됐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며 연말까지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3%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일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39%로 전 거래일 대비 0.02% 상승했다.

반면 닛케이지수는 2일 연속 2만선이 붕괴됐다.

7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4.97포인트(0.32%) 하락한 1만9929.09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주요국의 금리 상승 여파로 미국과 유럽의 주가가 하락하며 일본 주식 매도세가 선행했지만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기의 금리 상승은 증시에 순풍으로 작용하지만 경제성장 정점이 지나고 나면 오히려 경기를 식히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