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임소현 기자] 햄버거병 둔 잡음, 똑똑해진 소비자들

기사입력 : 2017-07-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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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임소현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대기업이 만만한가, 맥도날드 탓이라는 증거가 어디 있나요”

참 야박하다. 아픈 아이를 바라봐야 하는 부모가 보기엔 참담한 댓글이다. 하지만 또 마냥 틀린 것 같지는 않다. 맥도날드가 제공한 음식이 정말 아이를 질병에 이르게 했는지는 아무도 확언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햄버거병’ 이야기다. 소비자 최모씨는 4세된 딸이 덜 익힌 햄버거 고기 패티를 먹고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에 걸렸다며 맥도날드를 대상으로 소송을 냈다.

최씨에 따르면 건강했던 아이는 맥도날드 패티를 먹은 후 30분쯤 후 심각한 통증을 호소,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에 맥도날드 측은 “이번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를 바라며 앞으로 이루어질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맥도날드 측의 입장 발표문을 뜯어보면 사실상 아이의 질병이 자사 패티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들 사이에 논란이 됐다. 맥도날드에 즉각적인 대응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한편, 피해자를 향한 의심의 칼날도 날카롭게 세웠다. 잠복기가 있는 질병이니만큼 아이가 패티를 먹기 이전에 먹었던 음식 역시 질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꺼번에 여러 개의 패티를 굽는 맥도날드 시스템 상 사건 당일 해당 매장을 이용했던 다른 소비자에게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도 의심의 이유가 됐다.

이에 검찰이 직접 이 사건을 수사하겠다고 나섰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당시 검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해 피해가 커졌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비슷해보이는 사건이지만 그때와 소비자들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최근 일련의 사건을 겪은 네티즌들이 ‘블랙컨슈머’ 등을 향해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금전적 손해 등을 무조건 업체의 탓으로 돌리고 무리한 보상을 요구하는 블랙컨슈머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내오던 네티즌들이 피해자의 주장만 믿을 수 없다고 돌아선 분위기다.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는 말이 맞긴 해도 냉철해진 소비자들이 낯설게 보이는 건 사실이다.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만을 바라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검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방법뿐이지만 맥도날드도 피해자 위치에 설 가능성이 없진 않다. 물론 맥도날드가 원인 제공을 했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맥도날드는 피해자에 적절한 보상을 하는 것은 물론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건 그때 가서 할 일이다.

아직 가해자와 피해자는 나오지 않았고 현명해진 소비자들은 이를 알고 있다. 야박해 보일 수도 있지만 ‘덮어두고 옹호하는’ 것보다야 백 배 낫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 임소현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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