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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재테크] 장난감①, 애들만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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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재테크] 장난감①, 애들만의 것이 아니다

레고, 한때 연평균 수익률 ‘12%’
지금은 희귀품 아니면 돈 안돼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장난감도 잘 갖고 있으면 ‘돈’이 되는 세상입니다.

키덜트(어른과 아이의 합성어)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장난감 재테크의 세계는 굉장히 크고 넓어지고 있는데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키덜트 시장의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장난감 재테크의 수단은 레고, 바비인형, 피규어, 테디 베어, 프라모델, 미니카 등입니다.

희소성과 마니아 시장의 규모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데요. 수천 원에서 수만 원 정도 수준이던 물건이 수백만 원 이상 나가는 경우도 생깁니다. 잘만하면 금이나 주식 같은 것보다 수익률이 훨씬 더 높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주제로 레고가 출시되고 있다. 사진은 레고코리아 홈페이지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최근에는 다양한 주제로 레고가 출시되고 있다. 사진은 레고코리아 홈페이지 캡쳐.

장난감 재테크 가운데 많이 알려진 것이 바로 레고 재테크입니다. 덴마크 기업인 레고사의 블록 장난감인 레고를 사들여 보관하는 것만으로도 재테크를 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수익률도 굉장합니다. 지난 2015년 영국의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최근 15년간의 레고 세트 수익률이 금이나 주식보다 높았다고 합니다. 당시까지 주식은 배당을 감안해도 연평균 수익률이 4.1%에 그쳤고, 금은 9.6% 정도였는데 완벽한 상태로 보관된 레고는 연평균 12% 올랐다고 하네요.

레고가 장난감, 한정판 재테크의 대명사가 된 것은 ‘단종’ 정책 때문입니다. 레고사는 비싸고 정교한 모델을 일정기간 판매한 뒤 일정기간이 지나면 판매를 중단합니다. 히트상품이라고 해도 제품을 다시 생산하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레고는 사실상 한정판 재테크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상태죠.

모든 레고의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아닙니다. 레고는 보통 ‘넘버’가 있는데요. 모델번호 1만번대 제품이 투자수단으로 각광받습니다. 물론 1만번대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아닌데요. 이 중에서도 소장가치가 있고 특징적인 기념물품의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듈러 시리즈라고 해서 건물과 내부의 세세한 부분을 표현한 제품이 있는데요. 이 제품 중에서도 최초에 발매된 카페코너(10182)는 300만원이 넘어갑니다.

다만 레고 재테크가 반드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인터넷상에서 레고 재테크가 놀면서 돈을 버는 방법처럼 알려져 왔고, 지금도 그렇게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요즘은 상황이 좀 달라졌습니다.

지난 2015년 9월부터 단종 예정이던 제품들이 리부트, 재생산, 판매 물량 확장 등으로 마구 풀려나왔기 때문이죠. 과거 레고 재테크가 반짝하던 시기는 이제 지났습니다. 예전만 해도 레고팬들 사이에서 '레고는 있을 때 사야 한다'는 말이 있었는데요. 요즘은 단종 주기는 길어졌고 번호만 바꿔 재출시하는가 하면 박스만 바꿔서 재생산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듯 상황이 돌변하다보니 현재 레고 재테크로 돈을 벌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됐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4년에 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유저가 레고 폭스바겐 T1 캠퍼 밴(10220)을 169개 구매하고 인증해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요. 당시 시세는 개당 16만원 정도였습니다. 총 가격은 2700만원에 달하네요. 그런데 정작 지난해 박스 리뉴얼 및 재생산되는 바람에 현재 시세가 11만원대입니다.

물론 아주 희귀한 레고는 여전히 비싸게 팔립니다. 예를 들어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비행선인 밀레니엄 팔콘은 열쇠고리부터 80㎝ 크기의 거대 모델까지 총 9개 버전이 있는데요. 2007년 얼티밋 컬렉션으로 발매된 10179번의 경우 한국에서 발매당시 80만원 정도에 팔렸습니다. 현재 시세는 600만원이 넘어갑니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