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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현대글로비스, “오너 손 떼야 기업가치에 유리”… M&A 구체화되면 지배구조 노이즈에서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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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현대글로비스, “오너 손 떼야 기업가치에 유리”… M&A 구체화되면 지배구조 노이즈에서 벗어나

김경배 사장, 2013~15년의 가짜세금계산서 매입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 ‘부담’… 현대글로비스는 2014년에도 검찰로부터 가짜 세금계산서 발행으로 기소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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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현대글로비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후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로 현대글로비스의 지배구조 변화가 필연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현대자동차 그룹이 자동차 물류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설립된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 하청업체와의 불공정한 거래, 비상장 기업을 활용한 경영권 승계 규제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정위는 또 일감몰아주기와 관련된 기업 오너일가의 지분 한도를 30%에서 20%로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의 영업이익이 계열과 비계열 물량이 함께 늘어나 2019년까지 연평균 7%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의 완성차 해상운송에서 글로비스가 담당하는 물량은 현재 50%에 불과하나 내년에는 60%로 높아지고 2020년부터는 그룹 물량 대부분을 글로비스가 처리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가 이와 함께 3자물류, M&A(인수합병)를 통해 비계열 물량의 비중을 2020년까지 40%로 확대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6조1430억원, 영업이익 7880억원, 당기순이익 623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9773억원 가운데 현대차에 대한 매출 비중이 35.69%이며 금액으로는 1조4195억원 규모다. 또 기아차에 대한 매출 비중은 24.96%로 9927억원 상당에 달한다.

현대글로비스가 1분기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매출 비중은 모두 60.65%이며 2조4122억원 규모에 달하는 금액이라 할 수 있다.

최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 오너 일가의 지분이 30%에 달하고 매출의 60%가 현대차 그룹에서 발생해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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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투자증권

현대글로비스는 경영권 승계 재원으로 설립 이후 급성장했으나 규제 강화로 계열사 간 거래에 제동이 생김에 따라 오너 일가의 지분이 기업 성장에 부담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그룹은 2015년 일감몰아주기에 대응해 오너일가의 지분을 매각했다. 그러나 당시 우회적인 규제 회피 논란과 승계 재원인 잔여 지분가치 하락, 투자자 우려 등의 문제가 불가피했다.

최 연구원은 현대차 그룹이 과거에 사용했던 미봉책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대응과 경영권 승계를 고려한 활용방안을 동시에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2015년에 이어 오너 일가의 연이은 지분 매각은 쉽지 않고 주가가 하락할 경우 남은 20%를 경영권 승계재원으로 활용하는 가치 또한 감소하며 무엇보다 정부의 규제 강화를 우회적으로 피하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실행 이후에도 부담이 클 것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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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현대글로비스, 한국투자증권

최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설립 후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핵심회사로 그룹의 비호 아래 급성장했다”면서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오너-글로비스의 연결고리를 해소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최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역설적으로 오너 손을 떠나면 계열사 거래 확대로 성장이 기대된다”면서 “오너 손을 떠나야 기업가치 제고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우려가 해소된다면 그룹사의 물류수요를 추가 흡수할 수 있다”면서 “향후 M&A가 구체화될 경우 지배구조 노이즈에서 벗어나 주가 모멘텀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

현대글로비스의 김경배 대표이사 사장은 1964년 9월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김 사장은 2003년 11월 현대글로비스 아메리카 CFO를 거쳐 현대모비스 인사실장, 현대자동차의 글로벌전략실 사업부장, 전무 등을 지냈고 2009년 현대글로비스의 대표이사 부사장에 이어 2013년 1월부터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업계에서 잘 알려져 있지만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은둔형 CEO’라는 평을 듣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장수 CEO로도 꼽힌다.

김 사장은 1990년부터 10년간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수행비서로 일했고 2007년에는 현대차그룹으로 돌아와 정몽구 회장을 곁에서 보좌해 현대차그룹의 핵심인물이라 할 수 있다.

김 사장은 문재인 새정부가 들어서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경제부처장들이 임명되면서 일감몰아주기와 순환출자고리 해소 등에 대한 규제를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는 명제를 안고 있다.

당장은 현대글로비스와 거래처 회사들이 2013년 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1200억원대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주고 받았다는 데 대한 남인천세무소의 고발에 따른 경찰 수사에 제대로 대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또 지난 2014년에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로부터 현대글로비스가 중고차 해외운송 대행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뒤 실제 운송관련 용역을 제공한 것처럼 149차례에 걸쳐 99억4400만원 상당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혐의로 기소당한 바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된다.

김 사장은 “신규 사업군과 신규 사업을 개발하고 해외에서도 M&A 기회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면서 “장기 계약과 대형 입찰을 수주하고 3자물류 전용 인프라를 구축해 비계열 사업의 지속 성장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