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ABC TV와 워싱턴포스트(WP)가 공동 조사·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4월 취임 100일 당시보다 6%포인트 하락한 36%에 그쳤다.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48%의 미국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세계에서 미국의 지도력이 약화됐다고 응답했다. 강해졌다고 답한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AFP통신은 응답자의 48%가 트럼프 대통령의 일처리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며 대통령 지지율 36%는 퇴임 전 조지 W부시 전 대통령 수준이라고 비꼬았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이유로 의료보험법(오바마케어) 대체법안 성립 좌절 등 정책 실패를 꼽았다.
이를 반증하듯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케어 폐지·대체 계획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은 24%이며 50%가 유지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협상 능력을 신용한다는 답변은 34%로 66%가 불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과 러시아 정부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미국인의 41%가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러시아와 협력했다고 답했다.
ABC TV는 “오바마케어와 러시아 게이트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침체 원인”이라고 분석했지만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비중이 높다고 덧붙였다.
조사 결과 러시아 게이트가 사실이라고 믿는 공화당 지지자는 9%에 그쳤고 43%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집권 초기 85%를 웃돌던 공화당 지지자들의 트럼프 지지율이 지난 5월 75%로 추락한데 이어 40%대로 떨어지며 미국 내 여론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의회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지지율이 75%를 찍은 5월 19일 “공화당 지지자들의 대통령 지지율이 80%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우려가 아니라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고 분석하며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탄핵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지지율 조사 발표 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이 시점에서 40%에 가까운 지지율은 나쁘지 않다”면서 “ABC와 WP의 여론조사는 대선 기간 중에도 가장 부정확한 조사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가짜 소식통과 편파적이고 사기성이 강한 보도로 가짜 뉴스들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적어 언론 비판에 날을 세웠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