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투자자만 울린 메이플세미컨덕터…비상장 투자 악몽 재개

기사입력 : 2017-07-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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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비상장사 투자로 또 한번 개인만 울었다.

최근 4000억원 대의 무역금융 범죄를 저지른 것이 밝혀진 메이플세미컨덕터 얘기다.

이 회사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주요 투자자에 NH-QCP(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펀드), 미래에셋대우, 기술신용보증기금, IBK기업은행,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증권금융, IBK투자증권 등이 주요 주주로 올라 있다. 발행보통주식수는 120만2993주다. 이 회사들은 메이플세미컨덕터의 지분을 많게는 11.88%에서 적게는 0.74%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을 살펴보았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국민은행 등으로 잡힌 단기차입금은 총 287억1157만7000원이다. 장기차입금은 기업은행, 산업은행, 산은캐피탈, 삼성생명보험 등에 총 62억9702만5000원이다.

금융투자업계와 은행이 날벼락을 맞은 것일까. 뜻밖에도 업계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신탁으로 이 회사 보통주의 9.30%를 보유하고 있다. 우선주 또한 1.78%를 보유중이다. 자기자본투자(프랍)를 통해 사들인 것이 아니다. 이 회사를 통해 자금을 맡긴 고객의 돈이다.

NH-Q캐피탈은 사모펀드다. 관계자는 "NH-Q캐피탈의 경우 최근 3년 누적수익이 47.5%"라며 "지난해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로 들어간 100억원이 전액 손실로 처리된다 해도 수익이 38% 정도로 줄어들 뿐"이라고 말했다.

은행측의 경우도 손실의 적잖은 부분을 회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메이플세미컨덕터의 현금성 자산(33억8256만8000원), 단기금융상품(62억9545만4000원), 장기금융상품(9억6850만5000원)은 전부 다 예적금이다.

또한 국민은행, 산업은행, 하나은행, 대구은행 등은 이 회사의 토지와 건물, 기계장치 등을 담보로 잡고 있다. 당장은 익스포져가 많아 보이나 계산해보면 손실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결국 돈을 날린채 주저 앉는 것은 대박의 꿈을 꾼 개인투자자일 가능성이 크다. 감사보고서상에 세밀히 표기되어 있지 않으나 기타 보통주주(21.26%)와 증권사 등으로 표기된 지분 가운데 적지 않은 수준을 개인투자자가 들고 있을 것이라 추측된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주위에 메이플세미컨덕터에 몇억원을 투자했다고 상담을 요청해온 개인이 여러명 있다"며 "이 회사 지분의 적지 않은 수준을 개인투자자가 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귀뜸했다.

취재 도중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인이 비상장사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다. 결국 이들 투자자도 '선수'일테니 문제가 있느냐고 말했다.

대박의 꿈을 꾸고 거액의 돈을 쏟아넣은 사람과 사기꾼, 둘 중 어느쪽이 문제일까.

지난해 불거진 이희진 사태는 장외주식의 위험을 세상에 드러냈다. 이번에는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까지 노렸고, 기관투자자도 주목하던 회사에 대한 투자 위험이 드러났다.

해결책은 찾기 어렵다. 금융투자협회의 장외거래 플랫폼인 K-OTC가 있지만 거래가능종목은 122개에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 날도 많다.

언제까지 투자자만 피눈물을 흘려야 할까.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유병철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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