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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시간 30분 연장 분석해 보니…증시 거래대금 증가 "장밋빛 기대가 잿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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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시간 30분 연장 분석해 보니…증시 거래대금 증가 "장밋빛 기대가 잿빛으로"

코스피, 코스닥 월간거래대금 추이, 자료=와이즈에프엔
코스피, 코스닥 월간거래대금 추이, 자료=와이즈에프엔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거래시간이 연장된 지 곧 1년을 맞는다. 지난해 8월 1일부터 증권시장에서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됐다. 그동안 거래대금이 지지부진하며 거래시간 연장효과가 미미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거래대금이 늘기는 했으나 이는 거래시간 연장효과보다 코스피 사상최고치 경신 등 투자심리 개선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거래시간 연장 1년 전후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 효과 미지근


증권파생상품시장의 매매거래시간 연장은 지난해 8월 1일부터 시행됐다. 마감시간을 오후 3시에서 3시 30분으로 늘린 게 핵심이다. 중국, 홍콩 등 중화권 시장의 원활한 정보 반영 및 연계거래를 지원하고,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 제고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당시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거래소의 뷰는 장밋빛 전망 일색이었다. 거래소는 매매거래시간 연장으로 거래대금이 최소 3%에서 최대 8%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보수적 추정은 일중 가격 변동에 따른 단기성 거래 증가로 거래대금이 최소 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적 추정의 경우 거래 증가 및 감소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수치다. 즉 중화권과 공백이 큰 거래시간을 좁혀 장 종료 시점에 유동성이 증대될 수 있는 반면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일부 유동성이 분산되는 등 감소 요인도 뒤따른다는 것이다. 이 경우 거래대금이 5∼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낙관적 추정은 거래시간 연장과 비례해 거래대금이 최대 8%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거래시간 연장 효과는 어떨까? 결론적으로 거래시간 연장 전후로 유의미한 거래대금 증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투자정보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거래시간 연장 1년 전인 지난 2015년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9조160억원이다.

9월 8조1227억원, 10월 8조6568억원, 11월 8조852억원, 12월 7조1420억원으로 7조~8조원대 박스권을 맴돌았다. 2016년 들어 바닥에서 상승세가 뚜렷하다. 3월 7조5297억원까지 하락했으나 점진적으로 상승하며 6월 9조1184억원, 7월 8조3023억원으로 뛰었다.

거래시간 연장이 시행된 첫달은 어떨까? 지난 2016년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3023억원으로 전월보다 되레 4321억원이나 급감했다. 이후 기록도 좋지 않다. 7조원대 박스권에서 맴돈 뒤 12월엔 6조4977억원으로 급락했다. 이는 거래시간 연장 1년 전후로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8조원대로 우상향 추세다. 특히 지난 5월 9조1147억원, 6월 9조3942억원으로 9조원을 돌파했다.

이달도 지난 21일 기준으로 약 7조95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10조원 돌파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거래대금 증가는 거래시간 연장보다 코스피의 잇단 사상 최고치 돌파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이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거래대금, 거래시간보다 시장 상황이 영향, 거래소 ‘거래 증대 효과 불분명’

왜 거래시간 연장이 거대대금 증가로 직접적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거래시간 연장보다 시장 상황 개선 등 투자심리가 거래에 미치는 영향이 강하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거래시간 연장 시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지는 시기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덜 받는 온라인 위탁매매가 활성화하기 전”이라며 “거래대금 결정 요인은 시장 상황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거래시간 연장도 한계로 꼽고 있다. 실제 거래시간 연장의 최대 효과로 꼽은 중화권 시장의 원활한 정보반영 및 연계거래의 경우 이들 증시가 오후장 기준으로 중국 14:00~16:00, 홍콩14:00~17:00, 싱가포르 15:00~18:00에 거래가 종료돼 거래시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 마감시간과 격차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발부터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라며 “중국과 거래시간을 맞추려면 거래시간을 확실하게 1시간을 늘려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거래시간 연장 효과가 미지근하며 ‘거래시간 연장=유동성 제고’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거래소의 처지가 궁색하게 됐다.

거래소 스스로도 ‘거래시간 연장=유동성 제고’ 효과가 불분명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거래소 한 임원은 “거래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유동성 증가로 이어진다고 보장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거래가 조금 늘어나는 것이 거래시간 연장 효과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인지 판단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애매모호한 정책으로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험적으로 보면 어중간한 대책은 내놓지 않는 게 맞다”며 “화끈한 대책을 내놓든지 가만히 있든지 둘 중의 하나로 어중간하게 하든 듯 마는 듯한 정책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중국과 마감 시간을 맞추기 위해 거래시간을 추가 연장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거래소 임원은 또 “주요 시장 간 겹치지 않는 부분을 조금 줄여주는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며 “하지만 거래시간 30분 추가 연장은 없다”고 못박았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