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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트라이알파에너지와 '핵융합' 개발 참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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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트라이알파에너지와 '핵융합' 개발 참여 왜?

고도의 컴퓨팅 리소스 통해 미래 혁신 사업 주도

미국 캘리포니아의 트라이알파에너지 연구소에서 보유한 플라즈마 봉쇄 실험에 사용하는 기계 ‘C-2U’. 자료=트라이알파에너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의 트라이알파에너지 연구소에서 보유한 플라즈마 봉쇄 실험에 사용하는 기계 ‘C-2U’. 자료=트라이알파에너지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구글이 자신의 주 종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핵융합'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내막을 살펴보면 고도의 컴퓨팅 리소스를 통해 미래 혁신을 주도하려는 구글의 야심찬 전략을 엿볼 수 있다.

구글의 연구블로그 구글리서치(Google Research)는 최근 미국의 주요 핵융합 기술 개발 기업과 손잡고 핵융합 발전의 실현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식 웹 사이트를 통해 공표했다. 구글은 핵융합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핵융합에서 발생하는 플라즈마를 제어하기 위한 새로운 알고리즘을 완성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융합 발전이란 우라늄 등의 '핵분열' 반응을 이용하는 원자력 발전과는 달리 바닷물 속에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수소를 헬륨으로 바꾸는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에너지원이다. 구글의 핵융합 발전에 관한 페이지에 따르면, 핵융합은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자원이 풍부하고 편재하지 않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고, 폭발이나 폭주할 위험성이 없다. 또한 원자로와 같은 노심 용융이 없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무해하며 기후 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 헬륨만 생성된다. 그리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아니기 때문에 핵 확산 위기와도 무관하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을 가진 핵융합 발전은 유망한 미래의 에너지원으로서 각국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실현단계에는 이르지 않았다. 극한의 온도에서 원자가 결합해 거대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핵융합이지만 작은 변화가 큰 결과에 이르는 비선형 현상을 만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핵융합에서 발생하는 변화무쌍한 플라즈마를 안정화시키는 기술이 요구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공동 창립자인 폴 알렌(Paul Allen)의 지원을 받고 있는 미국의 핵융합 에너지 기업 '트라이알파에너지(Tri Alpha Energy)'도 이러한 핵융합 발전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기업 중 하나로, 최근에는 5억달러(약 5576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해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구글리서치와 공동으로 'Optometrist 알고리즘'으로 불리는 플라즈마를 사용한 실험의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구글의 연구원인 테드 발츠(Ted Baltz)에 따르면, 구글이 가진 대규모 컴퓨터 자원을 사용해도 플라즈마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지만, 새롭게 개발된 'Optometrist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기계 학습과 인간에 의한 입력을 결합하는 것으로 예측 결과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트라이알파에너지는 플라즈마 봉쇄 실험에 사용하는 기계 ‘C-2U’를 소유하고 있는데, 구글과 공동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에너지 손실이 50%나 줄어들어 플라즈마 에너지의 총량을 증가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라이알파에너지의 사장겸 CTO인 마이클 빈더바우어(Michl Binderbauer)는 "이번 결과는 고도의 컴퓨팅 리소스가 없으면 해결하는 데 몇 년이 걸렸을 것"이라며, "구글이 핵융합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처리가 가속화된 것 같다"고 밝혔다. 트라이알파에너지는 향후 10년 이내에 핵융합을 통한 발전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융합 발전 연구는 세계 각국에서 지금까지 60년 이상 계속되고 있으며, 수십억달러의 비용이 투입되고 있지만 상업적 규모의 핵융합 발전이 실현되기까지는 아직도 수십년의 세월을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핵융합 프로젝트는 프랑스 남부의 '국제열핵융합실험로 ITER'이며, 미국·중국·인도·한국·러시아·일본 등 국가들이 파트너십을 추진하면서 180억유로(약 23조4932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 중 ITER 프로젝트는 2025년까지 첫 플라즈마를 만들어내고 2035년까지 최대 출력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성공하면 ITER은 세계 최초의 핵융합 발전소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