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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2분기 실적 들여다보니… R&D 비용 감소세, 영업익은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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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2분기 실적 들여다보니… R&D 비용 감소세, 영업익은 '쑥'

주요 제약사들의 2분기 경영실적이 대부분 개선됐지만 연구개발(R&D) 비용이 줄어든 경우가 많아 향후 개선된 실적을 끌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제약사들의 2분기 경영실적이 대부분 개선됐지만 연구개발(R&D) 비용이 줄어든 경우가 많아 향후 개선된 실적을 끌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주요 제약사들의 2분기 경영실적이 대부분 개선됐지만 연구개발(R&D) 비용이 줄어든 경우가 많아 향후 실적을 계속 개선해 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주요 제약사들의 경영실적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개선됐다.
유한양행은 2분기 매출 3526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3494억원) 대비 6.7% 상승하면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94억원을 냈다.

유한양행은 주요 도입 품목 및 제품 매출이 증가해 처방약 2188억원을 기록했지만 원료의약품(API)은 수출 둔화로 64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유한양행은 향후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 도입으로 2017년 500억원, 2018년 이후 연간 1200억원가량 매출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실적 레이스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녹십자는 영업이익이 34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6% 증가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8% 늘어난 3302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대 분기 매출액은 주력인 혈액제제와 백신 부문 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혈액제제와 백신 사업 국내 매출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1%, 37.8% 증가했고 해외 사업은 독감백신과 면역글로불린 수출이 실적 신장을 주도하며 매출 증가율이 9%로 나타났다.

특히 녹십자의 수익성 개선에는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과 규모 모두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매출 2228억원을 기록하면서 1분기 5위에서 3위로 올랐다. 한미약품은 매출액 1위 기업으로 올랐다가 5위로 떨어지는 등 순위 롤러코스터를 타기도 했다.

영업익 215억4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6.9%, 당기순이익 120억6500만원으로 43.5% 감소했지만 R&D 투자액은 368억원(매출대비 16.5%)으로 국내 제약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대웅제약 역시 판권 회수 후유증에서 벗어난 실적을 공개했다. 나보타와 지난해 2분기 도입한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

2분기 매출액은 22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영업익은 139억8500만원으로 125.6%, 당기순이익은 136억7200만원으로 169% 증가했다.

나보타와 코-프로모션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씩 증가하면서 성장을 견인했고, 고혈압치료제 세비카(복합제 포함)가 18%, 작년 2분기 도입한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가 71% 증가했다.

수출도 16% 증가한 293억원을 기록해 두 자릿수 성장이 지속됐다. 매출액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감소와 신제품 마케팅 비용 감소로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3.1%p 상승한 6.3%를 기록했다.

또한 종근당은 2110억원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2.6%, 영업익 163억3300만원으로 54.5%, 당기순이익은 112억원으로 53.6% 증가했다.

종근당은 상위 10개 의약품이 분기 매출 47%를 차지한다. 주력 코프로모션 의약품 자누비아 시리즈 및 글리아티린의 안정적인 시장 안착으로 판관비가 축소되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5.1%에서 7.7%로 개선됐다.

판관비는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고 연구개발비 역시 37억원이 감소했다.

종근당은 “2016년 신규 도입 품목 마케팅 강화 및 창립 75주년 광고비 정상화에 따른 판매관리비 35억원 감소에 이어 2016년 2분기 중 진행됐던 다수의 전·임상 파이프라인 지출이 2분기에는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등이 좋은 실적을 거둔 것은 R&D 비용 감소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마케팅 비용 등이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하반기 실적이 개선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의 2분기 R&D 비용(368억원, 매출액 대비 16.5%)은 국내 제약사 최고 수준이긴 하지만 1분기 R&D 비용(373억원, 매출액 대비 16%)에 비해 절대 비용은 소폭 줄었고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비용이 18%였던 것을 감안하면 감소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녹십자의 2분기 R&D비용은 296억원. 올해 1260억원으로 추정한 R&D비용 가운데 상반기 집행 금액이 500억원에 그치고 상당부분이 하반기로 이연됐다.

종근당의 실적 개선 역시 판관비와 경상연구개발비의 축소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의 판관비는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해 매출액 대비 판관비율은 지난해 27.6%에서 25.2%로 감소했다. 연구개발비 역시 37억원이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9% 감소한 수치다.

동아ST는 반대로 R&D 비용을 늘렸다. 이에 따라 부진한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2%, 54%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4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동아ST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매출 감소와 R&D 비용 증가로 감소했다. 당뇨병치료제 DA-1241과 과민성방광염 치료제 DA-8010이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1상이 진행 중이고 파킨슨병치료제 DA-9805도 미국에서 임상 2상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보령제약은 2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108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8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92.2%나 감소한 것이다.

다만 보령제약의 영업익 부진은 일회성 이슈가 반영된 수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카나브 판권 계약시 받았던 30억원대의 로열티 수입이 장기 인식으로 회계처리가 변경된 것이다.

동화약품은 매출액 670억원, 영업익 43억원, 당기순이익 32억원으로 각각 7.1%, 103.5%, 225.9% 성장했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