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말이다. 그는 2일 본인의 50차 공판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증언대에 올라 신문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미국 파트너사들로부터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회사에 관여하면 단기성과를 올리기 위해 경영진과 이사회를 뒤흔든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특히 엘리엇은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악랄한 벌처 펀드라는 소문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 본업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임직원들이 본 업무를 못하는 것에 대해 시간이 아깝다고 판단했다”며 “이로 인해 최지성 부회장에게 검토를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벌처펀드란 경영위기에 처한 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경영을 정상화시킨 뒤 비싼 값으로 되팔아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는 집단을 뜻한다. 이 부회장은 미국에서의 사업경험을 살려 엘리엇의 경영방해 등을 사전에 막기 위해 양사 합병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본인의 주요업무에 관해서도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소속으로 90~95%는 전자와 전자 계열사 업무에 직접 관여했고, 창조경제혁신센터 행사 등에 나선 것은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의 대표로 참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5년 6월23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한 진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기업인이 아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에 책임을 지고 삼성 임직원을 대표해 머리를 숙였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단언컨대 이들이 모여 회의를 한 적은 한번도 없다”며 “업무영역이 달라 4명이 모일 일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