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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전문 투자가, 홍콩상장 중국 기업 '정조준'... "분식회계 · 부정부패 연루 기업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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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전문 투자가, 홍콩상장 중국 기업 '정조준'... "분식회계 · 부정부패 연루 기업 많아"

투자가에 대한 비방·중상, 구속, 해킹, 감시, 공격, 살해 위협도 확대

공매도 투자가들의 홍콩 상장 중국 기업을 표적으로 하는 움직임이 확산됨에 따라 투자가에 대한 비방과 중상, 당국에 의한 구속, 투자가의 정보 해킹, 행동 감시, 신체적 공격, 살해 위협 등도 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공매도 투자가들의 홍콩 상장 중국 기업을 표적으로 하는 움직임이 확산됨에 따라 투자가에 대한 비방과 중상, 당국에 의한 구속, 투자가의 정보 해킹, 행동 감시, 신체적 공격, 살해 위협 등도 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공매도 전문 투자가들이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본토 기업 중 분식 회계와 시세 조종, 부정부패에 연루된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표적 기업들 또한 공매도 투자가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하고 있어 이에 상응하는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 투자정보업체 액티비스트 인사이트(Activist Insight)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7월 중순까지 홍콩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착수된 공매도 전략은 총 9건으로 전년 동기의 2건과 2015년의 6건을 훌쩍 넘어섰다.
중국 정부의 주식 시장 개방 정책을 통해 본토에서 홍콩으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동시에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지배 구조 문제 악화에 박차가 걸렸다는 것이 공매도 투자가들의 주장이다.

유명 액티비스트 중 하나인 머디워터스 리서치그룹 설립자인 카슨 블록은 이메일을 통해 로이터에 "본토와 홍콩 사이의 자금 흐름 증가로 인해 홍콩의 주가 조종과 부패가 촉진된 것은 아닐까?"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부정부패를 목표로 공매도를 착수하는 것은 소심한 투자가들에게는 매우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우려도 있다. 표적 기업과 그 기업의 주주, 그리고 중국 당국의 비난이 매우 강해 뜻밖의 재난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 투자가의 얘기로는, 기업 측의 반격 수단은 소송으로부터 투자가에 대한 비방과 중상, 당국에 의한 구속, 투자가의 정보 해킹, 행동 감시, 신체적 공격, 살해 위협 등 합법과 불법을 섞어서 다양하다. 그리고 그 대상 또한 투자가 본인을 포함해 직원과 가족에까지 미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거점으로 하는 공매도 전문 업체 지오인베스팅의 공동 설립자이자 헤지펀드 FG알파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댄 데이비드는 몇 번에 걸쳐 협박장이나 해킹 공격을 받는 등 경험을 토로하고 있다. "모두 진실에 근거해 손해를 바라기 보다는 비리로 벌고 싶은 것"처럼 보인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최근 데이비드가 착수한 공매도는 식음료 업체 다리식품(達利食品)를 대상으로 6월에 걸었다. 그는 경비와 급여비용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것과 세무보고 서류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리식품 측은 그러한 견해는 선별적인 정보를 근거로 하고 있으며 상호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으로 응수했다.
데이비드는 머디워터스의 카슨 블록만큼 이름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2010년 이후 계속 해외에 상장하고 있는 중국 기업의 비리를 폭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을 위해서 일한 경력이 있는 감사 담당자나 브로커, 투자은행 등으로부터 내부 정보를 주워 모으는 방식을 기본으로 하고, 민간조사원을 고용해 기업 활동의 실태를 파악하는 방법도 동원했다.

그러나 이런 조사 결과가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데이비드의 조사원 중 한명은 기업의 공장에 드나드는 트럭의 수를 집계하던 중 수위에게 구타당하기도 했다. 가장 심한 경우는 알프레드 리틀(Alfred Little)의 조사원 중 한명으로 중국 당국에 검거되어 2년간 투옥된 후 국외 강제 추방 처분을 받았던 예도 있다.

블록 또한 다양한 협박장을 받았다. 심지어 2010년에는 아내 캐시에게 위해를 암시하는 문서를 받았으며, 이후 블록은 캘리포니아로 거점을 옮기고 홍콩에는 최소한 머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 증가함에 따라 공매도 투자자들의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 기업의 거취가 교묘하게 진행됨에 따라 공매도 위험이 증가한 면도 있다. 이들 기업은 공매도 투자가의 주장에 대한 반박 속도가 빨라지면서 더 공개적으로 공매도 투자가의 신뢰성을 공격하기 시작했으며, 기업의 부패 정도도 훨씬 심해졌다.

대주주와 우호적인 펀드, 브로커를 끼고 주가를 끌어올리거나, 주식 공급을 끊는 경우도 발생했으며, 그로인해 공매도 포지션 구축비용도 커지게 됐다. 또한 일부 홍콩 종목은 움직일 수 있는 주식이 매우 한정된 수량밖에 없기 때문에 기업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었다고 해도 지배 주주가 주가를 쉽게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