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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50주년-①] 小國서 거대 경제권 성장… 균형 잃으며 중국색 짙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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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50주년-①] 小國서 거대 경제권 성장… 균형 잃으며 중국색 짙어져

트럼프 정권 출범 후 아세안 대미·대중 외교 변화
필리핀·태국·말레이 등 중국 밀착 국가 늘어나

동남아시아 지역 경제부흥과 평화 조성을 위해 1967년 8월 8일 출범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8일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아세안은 회원국 10개국, 국내총생산(GDP) 세계 7위 규모의 거대 경제권으로 성장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사진=ASEAN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동남아시아 지역 경제부흥과 평화 조성을 위해 1967년 8월 8일 출범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8일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아세안은 회원국 10개국, 국내총생산(GDP) 세계 7위 규모의 거대 경제권으로 성장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사진=ASEAN 홈페이지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동서 냉전기인 1967년 8월 8일 동남아시아 지역 경제부흥과 평화 조성을 위해 출범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8일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동남아시아의 소국 연합 회원국은 10개국으로 늘어났고 6억3000만명이라는 거대 경제권으로 성장하며 아시아 외교에서 중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아세안의 투자 잠재력 확대로 국제 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졌다며 오는 2020년 세계 5위권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문제는 올 초 출범한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으로 인해 아세안의 대미·대중 외교에 변화가 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등으로 인해 아세안 10개 회원국 중 많은 나라가 중국색에 물들고 있다”며 G2(주요 2개국)의 변화가 아세안의 미래를 바꾸며 일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AP는 “미·중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필리핀 등 중국과 밀착하는 회원국들이 늘고 있다”며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을 비롯해 태국·말레이시아·라오스·캄보디아 등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펼치는 중국에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50년간 APT·EAS·ARF 등 구축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 등 5개국을 중심으로 설립을 선언한 아세안은 이후 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 1999년 캄보디아가 마지막으로 합류하며 현재의 10개국 체제를 갖췄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 등 5개국을 중심으로 설립을 선언한 아세안은 이후 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 1999년 캄보디아가 마지막으로 합류하며 현재의 10개국 체제를 갖췄다 / 자료=Wikimedia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 등 5개국을 중심으로 설립을 선언한 아세안은 이후 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 1999년 캄보디아가 마지막으로 합류하며 현재의 10개국 체제를 갖췄다 / 자료=Wikimedia

출범 당시 태국을 제외한 4개국은 미국과 유럽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영토문제 등을 안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의 불신을 제거하기 위해 아세안을 설립한 후 1976년 경제협력 선언을 통해 외국계 기업 유치에 나섰고 해외 생산·수출을 늘리고 공업화를 추진, 중국을 대체하는 강력한 제조업 기지로 부상했다.

1992년에는 관세를 5% 이내로 낮추고 15년 내에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ASEAN Free Trade Area)를 만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1997년에는 출범 30주년을 맞아 한국·중국·일본 3개국 정상을 초청하면서 ‘아세안+3’(APT·ASEAN Plus Three)라는 협동 포럼이 시작됐고 미국·러시아 정상이 참여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East Asia Summit)도 2005년부터 개최되고 있다.

지난 6~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ASEAN Regional Forum)도 북핵·남중국해·테러・극단주의 대응 등 주요 지역 및 국제 안보 이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포괄적인 논의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대국이 아니라도 마음먹고 힘을 합치면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