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일회용' 점안제의 이상한 보험약가 산정

기사입력 : 2017-08-08 14:19 (최종수정 2017-08-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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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용 편집국 부국장
안구건조증 환자가 늘고 있다. 예전에는 안구건조증이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노화 현상이었지만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공눈물’로 불리는 점안제를 사용한다. 그런데 점안제는 당연히 보존제가 없는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게 상식이다. 국어사전에는 ‘일회용’의 의미를 “한 번만 쓰고 버림. 또는 그런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일회용 점안제 용기에는 ‘12시간 이내 사용 가능’이라는 ‘수상한’ 문구가 적혀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이 문구 때문에 사용한 후 곧바로 버리지 않고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민한 눈의 점막에 닿는 점안제는 한 번 뚜껑을 따면 세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재사용은 대단히 위험하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약사법 제62조는 ‘누구든지 용기나 포장이 그 의약품의 사용 방법을 오인하게 할 염려가 있는 의약품을 제조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2시간 이내 사용 가능’ 문구가 소비자를 오도한다는 국회의 지적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즉시 1회 사용 후 폐기’로 변경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재사용이 가능한 리캡(Recap)을 전면 금지하는 대신 논-리캡(Non-Recap) 사용을 권고함으로써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제약회사가 ‘약사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일회용 점안제의 대용량 리캡(re-cap) 용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높은 수익 때문이다. 현행 약사법이 용량에 따라 보험약가를 책정한다는 점을 악용해 높은 약값을 받기 위한 목적인 것이다.

리캡 방식의 재사용 가능한 대용량 점안제가 정상적인 일회용 제품보다 최대 3.4배 많은 보험약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일회용 점안제에 적정한 용량으로 평가되는 0.3~0.4㎖ 제품의 보험약가는 개당 130~223원인 반면 리캡 방식의 0.9~1.0㎖ 대용량 제품은 개당 보험약가가 410~444원으로 책정된다. 이 같은 불합리한 보험약가 산정방식 때문에 제약회사들은 일회용 점안제의 용량을 일회용 대신 대용량으로 제작하기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민건강보험 재정 낭비 요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약사공론이 입수한 모 점안제 생산 제약회사가 작성한 ‘일회용 인공눈물 약가별 영업이익 변동표’ 자료를 살펴보면 제약회사들이 각종 편법을 동원하며 일회용 적정 용량을 넘어선 다회용에 준하는 용량을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일회용 점안제 용량 범위인 0.4㎖ 용량 1관(1개)의 보험약가가 80원으로 결정될 경우 제조원가는 42.5원에, 통상 적용되는 판관비 24원을 더하면 총원가는 67원이다. 이때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약 17%인 14원이다.

하지만 보험약가가 200원으로 결정되면 제조원가는 42.5원 그대로이지만 영업이익은 98원, 이익률은 48.8%까지 치솟는다. 보험약가 200원 중 제조원가 42.5원을 제외한 157.5원이 회사에 돌아가는 몫이다.

사실 일회용 점안제의 적정 용량도 논란거리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위에서 보았듯이 정부의 보험약가 책정 기준에 있다. 이전 허가사항에는 ‘12시간 이내 사용’이라는 문구가 있었고 이를 근거로 현재 일회용 점안제 약가는 다회용을 전제로 산정되고 있다.

정부는 제조업체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절충이나 타협에 의해 적당한 선에서 용량을 결정하고 그렇게 결정된 기준 용량과 종전의 다회용 약가를 단순 비교하여 함량산식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약가를 재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 또한 환자의 경제적 부담과 국가보험재정을 간과한 약가 재평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해법은 간단하다. 일회용에는 일회용의 보험약가 산정방식을 적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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