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롯데월드 홍보담당의 황당한 기자 대응 매뉴얼

기사입력 : 2017-08-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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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한지명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아예 (사정을) 모르는 기자도 아니고 출입기잔데, 일부러 다들 도와주려고 기사를 안 쓰고 있는 상황인데… 혹시 저희한테 섭섭한 게 있으신가요?(중략) 기사가 나가는 시점이 곤란한 상황이라 사정 드리는 거예요. 기사를 내지 말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고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가 방문객이 저조해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보도가 나가기 전, 사실 확인을 위한 취재 중 롯데월드 어드벤처 홍보팀장과 나눈 통화 내용이다. 담당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속사포처럼 해야 할 말을 내뱉었다. 행여나 말을 중단시켜서는 안 된다는 무언의 압박도 전해졌다.

그런데 홍보 관계자의 행동과 말을 곱씹어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 투성이다. 첫째 “다들 도와주려고 기사를 쓰지 않는다”는 말. 역으로 해석하면 “기자는 롯데월드를 도와주지 않고, 기사를 쓰려고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기자는 출입처를 도와주려고 기사를 써야 하는가. 이 홍보담당자에게 기자란 어떤 존재일까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기업을 취재하다보면 항상 좋은 기사만을 쓸 수는 없다. 부정(不正)적인 기사를 막고 싶은 홍보맨의 입장 또한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비난과 비판은 구별돼야 한다. 비판과 반성, 노력이 없다면 그 어떤 조직도 발전할 수 없다.

당초 롯데월드 측은 롯데월드타워 개장을 앞두고 지난 3월 14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이사는 “사드 문제가 롯데월드타워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진 않다”며 서울스카이의 올해 입장객 목표를 230만명으로 잡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참담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조사 결과 7월 1일까지 55만5000명이 서울스카이를 다녀갔고, 이러한 추세라면 롯데월드 서울스카이는 연말까지 관람객이 목표 230만명의 60~70%인 140만~160만명밖에 안 된다. 롯데월드 측은 “사드 여파로 관광객이 20%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무리한 목표를 세웠음을 시인하는 셈이다.

롯데월드가 간과한 점은 또 있다. 외국인을 끌어오려면 내국인의 마음을 먼저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 롯데월드타워 공사 과정 중에서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거기에 지난 5일 롯데월드 어드벤처 놀이기구 ‘플라이벤처’가 운행 중 멈춰 70명의 승객이 3시간 동안 공중에 매달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롯데월드 측이 아닌 관람객이 직접 119에 신고했다. 롯데 측의 사고마다 “안전 불감증이 지겹다”는 비난이 잇따르는 이유다.

늘 변명으로만 잘못을 덮으려는 롯데월드 측의 구태(舊態)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옹색함 같아 씁쓸하다. 스스로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는 지양하는 게 맞다. 이제라도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려는 열린 마음부터 가져야 할 때가 아닐까.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 한지명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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