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 '식물성 고기' 인기몰이…2020년 시장규모 50억달러 전망

공유
9

미 '식물성 고기' 인기몰이…2020년 시장규모 50억달러 전망

베지버거 등 고기 사용 안한 대체품 매출 급성장

최근 인기몰이 중인 비욘드미트의 고기를 사용하지 않은 '베지버거'. 자료=비욘드미트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인기몰이 중인 비욘드미트의 고기를 사용하지 않은 '베지버거'. 자료=비욘드미트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여름 바비큐 시즌이 한창인 미국에서 동물성 고기 대신 외형도 식감도 고기와 흡사한 '식물성 고기'를 사용한 햄버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은 틈새 제품에 불과하지만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50억달러(약 5조725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물성 원료로 만든 고기의 대체품은 옛날부터 판매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야채 비츠를 사용하여 고기 색으로 착색하고, 카놀라 기름에 고기의 지방과 같은 촉촉한 육즙을 추가하는 등 진짜 고기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진화'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최대의 육류 가공 업체 중 하나인 타이슨 푸드의 관심도 끌었다.

타이슨은 지난해 10월 식물성 고기 메이커 '비욘드미트'에 5%를 출자했다. 타이슨의 톰 헤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식물성 단백질원의 수요는 동물성 단백질원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5월 초순부터 9월까지가 여름 바베큐 시즌으로, 국경일도 3일 포함되어 있어 햄버거와 갈비, 스테이크 등의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다. 그리고 최근에는 베지버거와 같은 고기를 사용하지 않은 대체 제품의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시카고의 소비자 리서치 회사 테크노믹에 따르면, 고기의 대체 식품 업체가 대상으로 하고 있는 타깃은 18~50세의 밀레니엄 세대와 X세로 불리는 세대들이다. 이 세대의 소비자는 음식에 더욱 많은 신경을 쓰고 있으며, 선택 기준에서도 가격보다는 건강을 고려해 고가의 제품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회사 닐슨의 데이터에 따르면, 밀레니엄과 X세대는 지난해 미국에서 고기 소비에 사용된 총액의 45%를 지불한 것으로 조사됐다. 데이비드 헨케스 테크노닉 부대표는 "식물성 고기 회사는 동물성 단백질을 먹는 사람 중에서도 다음 세대를 노리고 있다. 이러한 세대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 '식물성 고기' 시장 규모, 2020년까지 52억달러 규모 확대 예측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소재한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현재 고기의 대체 식품 시장은 2015년 대비 8.4% 증가했으며, 2020년까지 52억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외에도 식품기업 켈로그(Kellogg’s) 산하의 모닝스타 팜스(Morningstar Farms) 등 미국 기업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물성 고기 제조업체는 지금까지 '고기매니아'들을 완전히 전향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모두 공존하는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켈로그는 "고기 버거를 몰아내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옆에 우리의 위치를 ​​만들고 싶을 뿐"이라고 식물성 고기 사업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밝혔다.

비욘드미트는 슈퍼마켓 업체인 세이프 웨이와 크로거 등과 협상해 식물성 햄버거용 패티를 진짜 고기 제품 매장에 진열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공동 창업자 겸 CEO 에단 브라운(Ethan Brown)은 "쇠고기로 만든 햄버거와 식물성 버거는 아직 차이가 있지만 연구자들이 그 차이를 좁혀 가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10년 안에 시장에 유통되는 고기를 완전히 식물만으로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인정하는 한편,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연구의 장래는 매우 밝고, 향후 최고급 고기에 뒤지지 않는 식물성 고기를 만는데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홍콩 최고 갑부 리자청, 3년 전부터 식물성 고기 ‘출사표’


최근 미국에서 불고있는 식물성 고기에 대한 붐은 사실 중국에서 시작됐다. 홍콩 최고 갑부 리자청 회장은 3년 전부터 아시아 시장에서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바이오 프린팅 분야와 미래 환경산업 분야를 확대해 나갈 포부를 밝히며 식물성 고기에 대한 출사표를 던졌다.

2014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식품 공학업체 '햄튼크릭푸드'사와 함께 인공계란을 출시한 바 있으며, 같은 해 7월 프린팅기술을 개발한 미국의 '모던 메도(Modern Meadow)'사에 1000만달러(약 114억원)를 투자해 설탕, 단백질, 지방, 육류세포 등의 재료를 이용해 진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 고기 특유의 탄력 등을 재현하는 기술로 '인공고기'를 만들었다.

또한 리 회장은 자회사인 '웨이깡투자(维港投资)'와 구글, 그리고 빌게이츠 산하 투자회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임파서블 푸드'에 7500만달러(약 859억원)를 투자했다. 임파서벌 푸드는 미국 스탠퍼드대학 출신의 생물화학 연구원 패트릭 브라운씨가 창업한 벤처기업으로, 식물성 단백질에 포함된 분자를 이용해 육류와 유제품을 제조하는 연구를 주로 다루고 있다.

임파서블 푸드에서 개발한 인공고기 햄버거는 100% 천연 식물성 원료로 만든 식품으로 동물성 원료나 첨가물은 전혀 들어 있지 않다. 게다가 인공고기 햄버거에 포함된 단백질, 철분, 비타민 등의 영양소는 동물성 원료로 만든 햄버거보다 더 풍부하면서도 콜레스테롤은 제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