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라스BX 소액주주들은 한국거래소가 소액주주들에게 불이익을 주면서까지 아트라스BX의 실질적인 대주주인 조양래 회장 등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에 이익을 몰아주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거센 반발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타이어가 지주회사로 바꿔지는 과정에서 한국타이어가 갖고 있던 아트라스BX의 지분 31.13%는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로 넘어가게 됐다.
아트라스BX는 지난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계열사로 두차례에 걸쳐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실시했지만 상장폐지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 같은 정황 속에 한국거래소가 아트라스BX 상장 폐지를 위한 ‘물꼬’를 터주면서 아트라스BX 상장폐지가 현실로 다가오자 소액주주들이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를 위한 조치가 아닌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조양래 회장 등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는 2012년 6월 이전에는 아트라스BX를 직접 지배하지는 못했다. 조 회장 오너 일가가 한국타이어의 최대주주이긴 했지만 한국타이어가 명실상부한 아트라스BX의 주인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바꿔져 이제는 아트라스BX가 상장 폐지되면 자연히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주주들의 몫이 되고 조양래 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올 3월 말 현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 73.92%를 장악하고 있다.
아트라스BX는 지난 2014년 당기순이익 516억원, 2015년 546억원, 2016년 507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500억원이 넘는 아트라스BX의 당기순이익은 그동안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 31.13% 돌아갔지만 아트라스BX가 상장폐지되면 비상장기업으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계열사가 되면서 조양래 회장 일가에 가장 많은 수혜가 돌아가게 되는 구조다.
증권가에서는 한국타이어 주주들이 누려야 할 아트라스BX의 실적 결실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로 넘어간데 이어 또다시 조양래 회장 일가가 결실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려는 데 대해 한국거래소가 자진해서 도와주려는 모습이어서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기업 오너의 지배구조와 재무제표에 정통한 한국거래소 관계자들이 소액주주들의 불만에 눈감은 채 아트라스BX 상장폐지가 가능토록 규정을 개정한 데 대해서도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 중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 기준 중 하나인 ‘주주분산요건’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소액주주의 주식수에 자사주도 포함돼 있었지만 거래소는 규정을 개정하며 자사주를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를 준비하는 기업은 이번 개정으로 인해 대주주가 시간 끌기에 나설 경우 관리지정 및 상장폐지로 가게 돼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아트라스BX의 경우 상장폐지를 하려면 소액주주를 제외한 지분이 95%가 되면 가능하지만 공개매수 이후 이 회사의 지분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31.13%(284만8685주)과 자사주 58.43%(534만6107주)을 합쳐도 89.56%에 불과하다. 소액주주는 10.44%(95만5208주)다.
하지만 이번 한국거래소 규정 개정으로 아트라스BX의 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힘 안 들이고 원하는 대로 상장폐지를 할 수 있게 된다. 거래소가 이번에 손 본 덕분에 소액주주 지분이 20%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공개매수 하려는 가격 5만원대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아트라스BX 소액수주들은 자사주 매입으로 유통주식수가 감소했고 회사의 평균 영업이익을 감안하면 주당 20만원대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아트라스BX가 ‘친절한 한국거래소’ 덕분에 상장폐지로 가게 된다면 소액주주들이 누려야 할 기업가치 몫이 조양래 회장 오너 일가에 돌아가는 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트라스BX의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분포는 올 3월말 현재 조양래 회장이 23.59%(2194만2693주), 조 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이 19.32(1797만4870주),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19.31%(1795만9178주)를 갖고 있다.
이어 장녀 조희경씨가 0.83%(76만9583주), 차녀 조희원씨가 10.82%(1006만8989주)를 보유하고 있는 등 조양래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전체의 73.92%인(6876만3857주)를 소유하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