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은 지금 중국 대륙에서 생사를 좌우하는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으며, 모델 체인지의 고통과 함께 누적된 과제가 서서히 목을 죄고 있다. 이대로 진행할 수도 없고 물러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그리고 위기탈출을 위한 구조 조정 탓에 귀중한 인적 자원을 잃고 있다. 1978년 개혁 개방과 동시에 중국에 진출해 중국 시장을 중요시해온 파나소닉이지만, 도시바와 샤프 등 일본 기업과 동일한 '중국식 곤경'에 빠져든 것이다.
파나소닉이 '중국식 곤경'에 빠진 원인은 전략과 체제상의 두 가지 문제를 들 수 있다. 전략에서는 플라즈마 TV에 대한 집착의 실패를 꼽을 수 있으며, 체제에서는 현지의 중국인 인재를 중용하지 않았던 것이 치명적인 결함으로 작용했다.
특히 플라즈마 TV에 대해서는 철수 후 기존 구매자를 위한 애프터서비스가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마저 크게 손상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중국은 더 이상 수요에 공급이 따라 가지 못하는 시대가 아니라 이미 공급 과잉의 시대를 맞이했다. 과거 높은 신뢰성과 고품질로 중국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아 왔던 파나소닉은 어느새 사라진 지 오래다.
동시에 하이얼과 메이더 등 중국 브랜드 제품은 파나소닉과 품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일부 기술에서 파나소닉을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다.
'100년 기업'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앞두고 지난 100년간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획기적인 주력 사업을 발굴해내는 것 외에는 돌파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