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하이철강 사옥 경매로 나와... 지난해 부채 34조 디폴트 가능성 높아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자금난에 빠진 중국 국유 철강기업 톈진보하이강철그룹(天津渤海钢铁集团. 이하 보하이강철)의 톈진시에 있는 사옥이 최근 당국에 의해 경매에 나왔다.

보하이강철은 2014년과 2015년에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이 발표하는 '세계 500대 기업'에 진입했지만, 2016년 3월 부채 규모가 약 2000억위안(약 34조1180억원)에 달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매우 높다.
타오바오 사법경매 플랫폼에 따르면 보하이강철 사옥은 톈진시 중심부인 화평지구(和平区)에 위치하고 있으며, 건축면적 3455㎡의 5층 건물로 평당 감정가는 10만1000위안(약 1723만원)으로, 경매 시작 가격은 3억5000만위안(약 597억원)이다. 경매는 8월 25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보하이강철은 2010년 7월 톈진시 당 위원회와 시 정부의 주도하에 톈진강관그룹과 톈진철강그룹 등 대형 철강기업 4개사를 통합하여 설립된 거대 국영 철강기업으로 연간 조강 생산량은 2000만톤이 넘는다.

중국철강협회에 따르면, 당국이 4개 업체를 통합시킨 주된 목적은 글로벌 500대 기업으로 선정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이른바 '실적 만들기를 위한 통합'이었던 것이다.

또한 보하이강철 설립 초기에는 철강기업 4개사의 경영진이 지분의 재분배를 놓고 치열한 불화가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그리고 3년만인 2013년이 되어서야 4개사의 재무 보고서가 정리되면서 경영이 정상화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10년 7월 통합 설립될 당시 중국 대형은행 8곳은 보하이강철에 대해 총 1000억위안(약 17조620억원)의 대출을 해주었다. 그리고 2014년 보하이강철이 글로벌 500대 기업에 선정 된 후 은행의 대출 규모는 더욱 늘어났다.

과도한 대출 규모는 보하이강철의 부채 규모를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했고, 이후 과잉 생산과 국내 경제 성장의 침체 속에서 회사의 경영은 급속히 악화됐다.
2016년 초 보하이강철은 총 규모 1920억위안(약 32조7590억원)의 부채를 안은 것으로 밝혀졌다. 채권자는 은행 등을 포함해 총 105개에 이르렀다. 톈진시 당국은 지난 4월 보하이강철의 부채 처리와 재건책의 일환으로 그룹을 5개 회사로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2010년 4개 기업을 통합한 지 불과 6년 밖에 지나지 않아 어마어마한 부채만 남긴 채 보하이강철은 해체되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하이강철과 채권자 사이의 채무 변제 해결 방안을 둘러싼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조차 없이 계속되고 있다.

현지 경제정보지 지에옌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베이징시 제3중급법원의 결정서에서 재판부가 향후 보하이강철 등 3개 은행 계좌 자금 총 3억위안(약 512억원) 이상을 동결∙이체할 예정이다. 또한 재판부는 법적으로 이 3개 기업의 수익을 압류하고 자산을 경매에 낼 권리가 있음을 공표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