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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안, 다단계 금융사기와 전쟁 선포... 톈진서만 420여개 업체 적발 85명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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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안, 다단계 금융사기와 전쟁 선포... 톈진서만 420여개 업체 적발 85명 구속

제2 파룬궁 사태 우려 강경 대응

베이징에서 불법 집회를 열었던 '샨신훼이 사태'를 견제하기 위해 공상총국∙교육부∙공안부∙인력자원사회보장부가 연합해 불법 다단계 금융사기 및 판매 조직과의 전쟁을 선포했다.이미지 확대보기
베이징에서 불법 집회를 열었던 '샨신훼이 사태'를 견제하기 위해 공상총국∙교육부∙공안부∙인력자원사회보장부가 연합해 불법 다단계 금융사기 및 판매 조직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중국 정부가 다단계 금융사기와 판매 조직에 대해 전쟁을 선포했다.

공상총국∙교육부∙공안부∙인력자원사회보장부 등 정부 당국이 연합해 15일(현지 시각) 불법 다단계 조직을 조사하고 관련자들을 구속했다.
공안당국은 최근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다단계 금융업체 및 판매 조직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실시했다. 이번 단속에서 톈진 한 곳에서만 420여개 업체가 적발돼 5800여명이 조사를 받았으며 이 중 85명이 구속됐다.

그간 암묵적으로만 다단계 조직의 활동을 문제삼아온 공안 당국이 이처럼 엄중한 단속을 실시하게 된 것은 이른바 광둥성과 선전(深圳) 중심으로 활동해온 다단계 판매 조직 '샨신훼이(善心汇) 사태'의 여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샨신훼이는 2015년부터 '빈곤 가정을 원조'하는 등의 이유로 기부금을 모집하고 일정 기간 후에 최대 50%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다는 선심성 활동을 전개해 조직을 확대해 왔으며, 그동안 약 550만명을 끌어들였다.

결국 중국 공안 당국은 샨신훼이를 불법 다단계 판매 조직으로 간주하고 중점 조사해 대표인 장톈밍(張天明) 이사장을 구속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샨신훼이는 간부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베이징에서 6만여명이 모여 대대적인 항의 집회를 열었다. 공안은 이들에게 사회질서를 어지럽힌 죄를 물어 구속된 회원 142명에 대해 형사 구금을 결정했다.

샨신훼이 사태는 1994년 4월 리훙즈(李洪志)가 창시한 수련집단 파룬궁이 중난하이(中南海)를 에워싸고 벌였던 집단시위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다. 제2의 파룬궁 사태를 우려한 공안 당국은 강경하게 대응했다.

공안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샨신훼이는 빈민 구제를 빌미로 투자금을 받아왔으며 이익 창출을 위한 활동이 전혀 없었고, 신규 회원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상위 회원에게 분배하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사기 업체로 드러났다.
당연히 회원들은 전체 자금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눈앞의 고수익에만 몰두하면서 세력은 급격히 확대됐다. 홍콩 언론은 샨신훼이에 대해 스스로 가난한 사람을 돕는 자선단체 조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이들의 자선 활동 실태는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어 매우 불분명한 조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2005년부터 금융사기 및 판매 조직을 불법으로 규정해왔다. 하지만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O2O 사업모델 확산 등을 악용한 신종 네트워크형 다단계 조직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공안 당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7년간 이러한 불법 조직에 의해 피해를 입은 33명이 목숨을 끊었을 만큼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또한 2016년 초 적발됐던 사상 최대의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인 'e쭈바오(e租寶)' 사건의 피해자는 90만명, 피해 금액은 500억위안(약 8조4840억원)에 달했다. 온라인 P2P 금융플랫폼인 e쭈바오는 대출해주는 사람과 대출받는 사람을 온라인으로 직접 연결해 은행보다 저렴한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사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들은 피라미드식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 모집에만 혈안이 되었을 뿐 원금을 늘리기 위한 사업에는 관심이 없었고, 새롭게 유입되는 자금으로 지출을 충당하는 방식으로 금융사기를 벌였다. 이번 샨신훼이 사태와 거의 유사한 형태인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에는 공안 당국이 뒤늦게 대처해 피해자와 피해 규모가 컷던 반면, 이번에는 공안 당국의 선제적인 조치로 피해가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향후 중국 공안 당국은 불법 다단계 금융사기 및 판매 조직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엄중한 단속을 진행하는 한편, 중앙은행과 연계해 온라인 금융업에 대한 규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