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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00일 트럼프… 인종차별에 美정계도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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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00일 트럼프… 인종차별에 美정계도 ‘발끈’

정치권 거센 비판에 ‘정권 존폐 갈림길’ 의견까지 솔솔
부시 부자까지 이례적 트럼프 비판… 공화당에서도 고립 빠져

지난 12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백인우월주의 세력과 항의 세력의 충돌로 경찰을 포함한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인종주의는 악”에서 “양측 모두 책임이 있다”로 말을 바꾸자 미 정계에서 트럼프 비판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은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 앞에서 트럼프 반대를 의미하는 항의 시위를 하는 미국인 / 사진=로이터/뉴스1
지난 12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백인우월주의 세력과 항의 세력의 충돌로 경찰을 포함한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인종주의는 악”에서 “양측 모두 책임이 있다”로 말을 바꾸자 미 정계에서 트럼프 비판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은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 앞에서 트럼프 반대를 의미하는 항의 시위를 하는 미국인 / 사진=로이터/뉴스1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지니아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 시위 폭력사태와 관련 “양측 모두 책임이 있다”며 말을 바꾸자 정치권에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주요 외신 역시 취임 200일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 발언을 했다고 날선 보도를 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인종주의는 악”이라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폭력사태는) 양측에 책임이 있다”며 말을 바꿨다며 이 발언이 트럼프 행정부 존폐의 갈림길이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출신 전 대통령인 조지 H·W부시와 조지 W부시 부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부자가 현 정권의 사안에 대해 입을 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 정계가 이번 사건을 눈여겨보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부시 부자는 ‘트럼프’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채 독립 선언서에 담겨진 토마스 제퍼슨 전 대통령을 인용해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미국은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반유대주의 그리고 증오를 거부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돌려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바꾸기 후 백인우월단체 ‘쿠 클럭스 클랜’(KKK) 전 대표였던 데이비드 듀크는 “정직하고 용기있는 대통령”이라며 트럼프를 치켜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물론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증언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옳았다”며 트럼프를 공개 지지했던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론나 롬니 맥대니얼 위원장은 ABC뉴스에 “샬러츠빌에서 잘못한 것은 KKK와 백인우월주의자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트럼프와 공화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다퉜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NBC방송 투데이 쇼에서 “그(트럼프)는 이 문제를 분명히 규탄해야 한다”며 “공화당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 역시 “백인우월주의는 역겨운 것”이라며 “도덕적 모호성은 있을 수 없다”는 격앙된 표현을 트위터에 올렸다.

한편 CNN은 “태어날 때부터 피부색과 출신, 종료를 이유로 타인을 증오하는 사람은 없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트윗을 전하며 버지니아 사태 후 민주당 출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인종주의 비판 성명을 냈다고 전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