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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각본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야당은 여전히 따가운 시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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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각본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야당은 여전히 따가운 시선(종합)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평가를 두고 여야의 입장차가 확연히 드러난 가운데 추후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평가를 두고 여야의 입장차가 확연히 드러난 가운데 추후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평가를 두고 여야의 입장차가 확연히 드러난 가운데 각본없이 진행된 기자회견 속 문재인 대통령이 보여준 대답들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기존의 관례에서 벗어나 어떤 사전 조율도 없이 말 그대로 '각본' 없이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65분간의 기자회견 동안 총 15개의 질문을 받았고 이 같은 기자들의 질문은 이날 사회를 맡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선 "북한이 레드라인 임계치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고 최근 북미 갈등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현 상황과 관련된 진단을 내놨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도발 대응과 관련해 레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처음 설정했다.

이어 '전쟁 가능성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과 관련된 질문에서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겠다"고 명확히 밝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같이 한반도 평화 구상을 묻는 질문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안된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쟁은 기필코 막을 것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가하더라도 결국은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국제적인 합의"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에 대해 어떤 옵션을 사용하든 사전에 한국과 충분히 협의하고 동의 받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또 개헌에 대해서도 "내년 지방선거에 개헌하겠다는 약속에는 변함없다"며 "국회 개헌특위를 통해서든 정부 산하에 별도의 개헌특위를 통해서든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하겠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서는 "이번에 발표한 대책이 역대 가장 강력한 대책이어서 부동산 가격을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일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산타클로스 정책' 비판에 대해서는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재원마련 방안과 관련 정부 정책에 대해 재원대책 없이 산타크로스 같은 정책만 내놓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데 하나하나 꼼꼼히 재원 대책을 검토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전부 설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강제징용·위안부 문제는 노무현 정부 때 한일 기본조약에서 해결된 문제가 아닌가'라는 일본 NHK 기자의 도발성 질문에 침착하게 대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가 알려지고 사회문제가 된 것은 한일회담 훨씬 이후의 일"이라고 대답하며 "그래서 위안부 문제가 한일회담으로 다 해결되었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강제징용자 문제에 대해 "양국 간 합의가 개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양국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강제징용자 개인이 미쓰비시 등을 상대로 가지는 민사적 권리는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 한국의 헌재나 대법원의 판례"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두고 이날 각 당들도 각각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국정과제인 적폐청산 작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더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적폐청산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이에 적폐청산 대상은 우선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언론, 방산 문제, 4대강 사업 등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더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점검한 뒤 관련 입법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10월 진행될 국정감사 때 이전 정부의 적폐를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내 개혁 입법을 위한 동력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진정한 국민주권시대의 시작'이라고 취임 100일을 자평했다"며 "이후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국민’을 약 서른 번 언급하면서 국민을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야당들은 제각각 비판을 이어가며 여전히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내로남불, 오만과 독선, 포퓰리즘과 아마추어리즘이다"라며 "불과 100일의 시간동안 정신없이 많은 것을 쏟아냈지만 그때마다 사회혼란과 국민갈등은 심화됐을 뿐이다"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과’는 빼고 ‘공’만 늘어놓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였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문재인 정부 100일, 국민주권시대의 주인공이 진정 국민인지, 아니면 대통령 자신인지 묻고 싶다"라며 "우선 ‘각본 없는 기자회견’ 형식은 전 정권에 실망한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라고 칭찬하는 한편 "그러나 총론에 멈춘 답변내용은 예습을 열심히 한 모범생 대통령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 같았다"라고 비판을 이어나갔다.

바른정당 전지명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내용보다는 형식, 소통보다는 연출이 앞선 기자회견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핵 문제는 여전히 그 진의와 해법이 애매모호해 이해하기 어려웠고, 인사와 조세정책에 대한 답변은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촛불정신에 대한 자의적 해석, 적폐에 대한 자의적 규정에 의한 국정운영은 국민주권시대가 아닌 일부만의 패권시대를 만들 뿐이라는 점을 인식해 주셨으면 한다"고 국민주권시대가 열렸다고 표현한 더민주당의 입장에 전면 반박했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도 "대통령이 직접 민심과 소통하고, 민생 회복을 실천한 것은 바람직한 국정운영의 방향이었다. 특히 비정규직 등 잘못된 노동 환경을 바로잡고, 원전 문제에 국민 의견을 모으는 등 확고한 개혁적 행보에 많은 국민들이 환영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그는 "무탈하게 자라기에는 어려움도 많다. 특히 집권 초기의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할 인사가 국민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많은 걱정을 안고 내각이 꾸려진 만큼, 더 이상 국민의 실망이 없도록 힘쓰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특히 추혜선 대변인은 "지금 가장 흔들리는 지점은 외교·안보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 의지를 꾸준히 천명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뒤따르는 실천 방안은 부족하다.특히, 사드추가배치 지시는 지금까지의 외교안보 원칙을 뒤흔드는 것이었다.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실천의지를 무겁게 갖고, 평화의 목적지까지 도달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이 임시국회에서 수차례 국회 파행을 경험한 야권은 입을 모아 싸늘한 평가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추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수영 기자 nvi20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