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흙수저'가 '개룡남' 되는 법? 교육개혁 통한 맞춤형 교육이 답"

공유
0

"'흙수저'가 '개룡남' 되는 법? 교육개혁 통한 맞춤형 교육이 답"

한경연, '사회이동성과 교육해법' 세미나…사교육 경감대책, 교육의 자율성·다양성 강화, 저소득층 지원 확대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부모에게 경제적 도움을 못 받는 형편의 이른바 '흙수저'라도 교육개혁을 통해 맞춤형 교육을 받으면 '개룡남'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개룡남'은 '개천에서 용 난 남자'의 줄임말로 어려운 집안 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남자를 지칭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저 계급론을 타파하려면 사교육 경감대책, 교육의 자율성·다양성 강화, 사회적 약자 지원 등의 교육 개혁을 통해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의 계층 사다리 역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오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사회이동성과 교육해법, 개룡남은 전설이 되었나’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아직 구조적으로 고착화되진 않았지만 최근 들어 교육의 계층사다리 역할이 약화되고 있다”며 “교육개혁을 통해 교육의 계층 사다리 역할을 복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정배경이 학생의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이 2015년에 들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배경이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력 계수의 변화추이를 봐도 알수 있다. 2009년 31.95에서 2012년 34.06으로 소폭 상승한 데 반해 2015년에는 42.75로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가정배경이 최하위 20%에 속하는 학생의 평균점수는 2012년 502점에서 2015년 486점으로 34p 하락했다.
이주호 교수는 “우리나라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 최하 등급 학생 비중은 2012년 7.8%에서 2015년 14.5%로 크게 증가하는 등 학업 성취도가 악화되고 있다”며 “이는 정책변화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과거 주입식·암기식 교육으로부터 탈피하고, 사교육 경감 정책이 보다 일관성 있고 효과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교 현장에서는 열악한 가정 배경 속 학생의 학력은 주의를 기울이게 할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가정 배경을 살펴보면 세대 간 교육 대물림 현상도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세대 간 교육 대물림은 적극적인 교육 정책으로 교육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세대 간 교육 대물림이 최근 들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일반고보다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의 명문대 진학률이 더 높다. 이는 학교 유형별 가정 배경을 고려할 때 계층 간 교육 격차와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계층 간 교육 격차를 일으키는 주범이 비단 계층 간 사교육 투자의 차이에 따른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부모의 교육 관여와 양육 관행·커뮤니티의 계층 간 차이에서도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 이동성 제고와 교육 격차 완화를 위한 4대 정책 방향으로 △조기 개입을 통한 발달 격차 방지 △적극적 발굴·지원을 통한 재능 사장의 방지 △교육과정의 개별화를 통한 성공경로의 다양화 △위기 청소년 보호를 통한 사회적 배제의 예방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김승욱 중앙대 교수는 청년실업 문제를 지적하며,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청년실업 확대는 청년층의 좌절과 갈등을 증폭시켜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청년실업의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들며 “우리와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있는 국가들이 취업과 연계된 교육시스템 등을 마련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이원화제도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원화제도란 도제라는 신분을 가지고 직장과 학교를 오가면서 이원화 직업교육을 이수하는 시스템으로 독일의 경우 이 제도 도입으로 청년실업률이 2007년 11%에서 2014년 6.9%로 꾸준히 하락했다. 일본은 2004년부터 일본형 이원화제도인 실무·교육연결형 교육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