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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유니콘기업' 타깃으로 투자전략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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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유니콘기업' 타깃으로 투자전략 변화?

위워크·디디추싱·로이반트 등 유니콘기업에 11조 이상 투자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최근 위워크와 디디추싱, 로이반트와 함께 디지털 결제, 산업 소프트웨어 등의 유니콘기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소프트뱅크이미지 확대보기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최근 위워크와 디디추싱, 로이반트와 함께 디지털 결제, 산업 소프트웨어 등의 유니콘기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소프트뱅크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소프트뱅크의 투자 전략이 '유니콘기업'을 타깃으로 변화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비전펀드는 올해 수많은 상장 기업의 주식에 투자해 왔지만, 대형 투자에서는 비상장 벤처와 연관된 점이 두드러졌다.

소프트뱅크는 중국 배차 서비스 대기업 '디디추싱(滴滴出行)'에 50억달러(약 5조6350억원)를 투자했으며, 미국 스타트업 '위워크'에 44억달러를, 암 검사 전문 '로이반트 사이언스'에 11억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이외에도 디지털 결제, 산업 소프트웨어 등에 종사하는 신흥 기업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 미국 스타트업 '위워크' 44억달러 투입해 아시아시장 집중 공략


소프트뱅크 그룹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미국 공유 사무실 운영 플랫폼 위워크(WeWork))에 투자한 금액이 총 44억달러(약 4조9588억원)를 넘어섰다. 위워크는 크리에이터들에게 공간,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유 사무실 플랫폼으로 지난 7월 27일(현지 시간) 일본 소프트뱅크와 중국 호니캐피탈로부터 5억달러(약 5635억원)를 모아 공유 사무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위워크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투자는 14억달러(약 1조5778억원)에 달했다. 위워크 최고경영자(CEO) 애덤 뉴먼(Adam Neumann)은 "조달 자금을 토대로 향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이미 거점으로 형성한 베이징과 상하이 이외에 적어도 5개 대도시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이어 8월 24일 위워크에 30억달러(3조3810억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해 총 투자금액은 44억달러에 이르렀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우리는 각 지역 여러 시장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가는 위워크를 지원하게 되어 기쁘다"며, "위워크는 세계 곳곳에서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야후재팬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손 회장의 큰 성공의 일부는 서양의 기술을 일본에 수입함으로써 실현됐다. 이번 위워크에 대한 작업은 이러한 수법에 꼭 맞는 형태라 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 진영은 30억달러의 출자와 더불어 중국과 일본, 기타 아시아 전역에서 펼쳐질 위워크 사업에 14억달러를 투자한다.

위워크는 업무 공간 및 주거의 새로운 조류를 타고있는 기업이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사무실 공간은 칸막이 투성이의 살풍경한 기존 사무실보다는 디자인이 가미된 호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젊은 기업인들에게 이 같은 매력이 어필하면서 세계 50개 이상의 도시로 사업이 확장됐고 우량 기업들도 덩달아 위워크가 연출한 사무실 공간 확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의 기업 가치를 170억달러(약 19조1590억원)로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을 믿고 있다. 확실히 개업 1년차 정도의 빌딩에서 30~40%의 마진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자랑할 만하다.

다만 위워크는 임대한 건물을 다시 임차하는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경기가 침체해 방문 고객이 떨어지거나, 호황이 계속되더라도 건물 소유자가 임대료를 인상하거나 하면 마진은 축소된다. 게다가 소프트뱅크에 의한 거액의 투자에 영감을 받고 위워크를 흉내내는 기업들이 속속 출현하게 되면 경쟁력에 의한 마진폭도 감소된다. 결국 소프트뱅크의 투자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흐려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우려 섞인 의견도 있다.

■ 11억달러 투자한 '로이반트 사이언스'


소프트뱅크는 최근 스위스 제약업체 '로이반트 사이언스(Roivant Sciences)'에 바이오테크 기업 사상 최대의 단일 출자인 11억달러(약 1조2523억원)를 출자했다. 소프트뱅크는 로이반트의 '약군 매핑' 전략과 야망, 그리고 지금까지의 업적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그들이 가고 있는 여정의 차기 단계를 지원하는 것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심했다.

로이반트는 다른 제약 기업이 완성시키지 못한 유망하지만 버림받은 신약 후보를 거두어 신약을 개발하는 것을 전략으로 삼는 벤처기업이다. 바이오테크 산업에서 2015년과 2016년에 실시된 최대 규모의 신규 주식공개(IPO)는 모두 로이반트의 산하의 기업이었다. 이는 이 회사의 성장 전략이 의약 업계의 성장 동력을 찾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과거 일본 기업은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와 록펠러 센터를 마구 사들였지만, 최근에는 시가 총액 10억달러(약 1조1270원) 이상의 비상장 신생 기업인 '유니콘기업'으로 표적을 바꾸었다. 유니콘기업에 대한 투자는 명화와 달리 유일무이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가치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단점도 있지만, 단기간 폭발 성장하는 이익은 리스크를 커버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소프트뱅크의 유니콘기업 투자 전략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